게임도 이걸 하는 당위성이 없으면 단순 노동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게 해준 게임입니다. 패키지 게임을 좋아해서 자주 하는데, 하면 할수록 스토리의 중요성에 대해 통감합니다...
라오어2는 발매날 6.9만원 주고 샀는데... 진짜 개빡쳤습니다. 게임도 뭔 길도 하나 밖에 없고, 허리 밖에 안 되는 난간도 풀 자라있으면 넘질 못하고... 1의 방식 반복이라 게임 자체로도 굉장히 지루합니다. 질질 끌면서 과거 얘기 왔다 갔다 하면서 의미없는 똥개훈련이나 시키고... 이해도 안 가고.
레드데드리뎀션2를 할 때가 생각이 나더군요. 할 게 엄청 방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열심히 했었습니다. 주인공에 완전 몰입해서 나중엔 정말 펑펑 울기도 했죠... 몰입감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미션을 하면서도 주인공 빙의해서 이걸 꼭 해야 한다는 당위성도 갖고. 스토리가 참 중요하는 걸 깨닫게 해줘서 고맙다 닐드럭만 씹쌔야! 그래픽팀은 나가있어 뒤지기 싫으면

극찬이 뭔가요? 1 해보셨나요? 제가 그냥 넘어가려다가 어이가 없어서 ㅋㅋㅋ

1을 하면서 조엘의 카리스마랑 변해가는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후반부에 조엘이랑 엘리랑 기린 보는 장면에서 깊은 울림을 느꼈습니다. 마지막 조엘이 엘리를 살리는 장면에서도 원래였으면 이해가 안 갔지만(공리주의에 입각하면 그러면 안 되는 거죠, 그걸 이길 수 있는 걸 찾았겠죠 제작진들도) 과거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공리주의(더 과격하게 말하면 민족주의 혹은 군국주의)를 이길 수 있는 가치를 찾았겠죠. 그리고 그것은 부성애, 세대를 건너뛴 우정,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 그런 것들이 느껴졌습니다. 과거를 이기고 있는 지금 시대에 알맞는 가치였기도 했고요.

오히려 1에서는 후반부에 싸움 자체보다는 학살에 가까운 게임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조엘에 완전 몰입해서, 엘리 구하는 것 하나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1을 했던 분들이면 조엘에 흠뻑 빠진 분들이 다수겠죠. 그런 리뷰를 단 사람들, 그리고 저처럼 발매일에 소니 매장 가서 나왔나요? 하면서 사고 나와서 사진찍고 인스타 올리고 "드디어!!" 하면서 후기고 뭐고 일단 깔고 게임을 했던 사람들 중 하나지 않을까요?

근데 라오어2가 짜증이 나는 건 게임보다는 게임 외적인 무언가였습니다. 1에 흠뻑 빠져서, 이야기에 여운이 너무 커서, 기대했던 2가... 맥락 없는 PC라고요?

아니 그런 철학이든 머든 좋다 이겁니다. 근데 왜 이걸 게임으로 풀려고 합니까? 아니 풀어도 되죠 근데 제가 이 게임을 하면서 정말 든 생각은 "빠가 까를 만든다"는 겁니다. 뭐든 자연스럽게 하면 됩니다. 근데 그게 본질을 헤치면 안 되죠... 본말전도의 사례입니다 라오어2는. 전하고 싶은 게 있으면 전하면 됩니다. 근데 게임을 하려고 했던 사람한테 이 게임은 둘째치고 이게 먼저야 하는 게 옳은 건가요? ㅋㅋ

극찬의 영역도 참... 그런 소수의 생각을 지지해줬다는 게 극찬인가요? 그 '소수'의 생각이 정말 소수의 생각 맞나요? 이렇게 메이저 콘텐츠를 섭렵하는 철학인데?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 철학을 위해 행동하는 건 좋아요. 근데 타인에게 피해와 상처를 주면서까지 그런 게 옳다고 얘기하는 건 그들이 싫어하는 '폭력'아닐까요 ㅋㅋ 반문하고 싶네요.

"당신은 이 게임을 해봤나요?"

해봤다는데?? 해봤냐고 묻는데 왜 답장 안함?????
누가봐도 더 관심있고 애정있어 하는사람이 누군지 보이는데ㅡㅡ
대충 아는척하다 할말 없어지니 흐지부지 넘어가는거 진짜 보기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