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공황장애 오시고 잠못주무실때 어느순간 갑자기 다른분이 되시더라고요. 새벽에 제방을 속삭이며 몰래 보고 계시고. 알수없는 사투리와 무언가에 겁먹은 모습. 불신감에 가득차 누구 말도 안믿으시고. 계속 도망가야 한다며 나가려고 하시고 고개숙이고 알 수 없는 말들을 중얼중얼.. 대학병원을 다니고 처방약을 먹을 수록 증상이 심해져 퇴마와 정신병원을 하시는 의사선생님도 만나보고 무당까지 접선해 보았지만 일은 한순간에 터졌어요. 정말 순식간이었어요. 아직 일년이 안지났네요. 당시 개드립에도 댓을 남겼는데. 어머니는 정말 어머니가 아니었습니다. 항상 총명하시고 당당하신 우리 어머니가 아니었어요. 아이러니한건 교회에서 공황장애가 오셨어요. 무당말론 구조변경한 집 때문에 가택의 신? 이떠나 악귀가 드나든 답디다.. 구조변경한건 어찌알았는지.. 전 크리스찬이고 미신따위 믿지 않습니다. 지금은 글쎄요.. 분명 보이지 않는 포스가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한순간 힘이 무지막지하게 쌔진 적도 있었고 방언도 그렇고.. 하.. 넋두리 해봅니다. 다들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할땐 해볼 수 있는 건 다해보세요.. 순식간입니다.. 당시 개드립에 올린 본문 첨부 합니다.

12월 16일 어머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렸습니다. 한달전공황장애 발병하시고 공포감에 일상생활도 못하시다 어느순간부터 넋이 나간듯 땅만 주시하시고 식사는 커녕 잠도 안주무시더군요. 계속 미안하다. 도망가야한다. 나가야한다. 라는말만 반복하셨습니다.
대학병원 진료로 차도가 없고 증상이 악화되자 수소문 끝에 정신과 개인병원을 운영하시는 목사님을 알게 되었고 이게 빙의 증상이라고 하셨어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는 아버지와 2교대로 잠을 아끼며 어머니가 혹시라도 좋지 못한 행동을 하실까 계속 감시하고 안에서도 못열게 현관문을 막아놓았습니다. 실제로 자다가 몇번이나 엘레베이터까지 나가신걸 업어오기도 하였구요. 그렇게 최면치료가 17일 예정되어 있었고 아버지와 저는 막연한 기대감에 잠을 설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국에 밥이라도 말아드리려 거실에서 밤새 땅만 주시하는 어머니 한술이라도 떠드리려고 전자렌지를 돌리는 순간 어머니가 제 방문을 잠구고 들어가시더군요. 순간은 차라리 현관밖으로 나가는 것 보다 내방에 편안히 계시는게 낮겠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찰나 베란다에 설치해둔 철망(다육이를 쪼아먹는 비둘기를 막기 위한) 소리가나서 젓가락을 들고 문을 따러 달렸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어머니는 난간에 몸을 반쯤 걸터계셨어요. 제가 미친듯 달려가 어머니를 붙들었을땐 이미 전신이 난간밖으로 나가있는 상태였습니다. 한손은 팔, 한손은 등을 부여잡고 끌어올릴 수 없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고래고래 소리질렀습니다. 아빠 아빠 하고요. 하지만 안방에선 그소리를 단순히 어머니가 또 탈출하시려는걸 저지하나보다 생각하셨나 봅니다.
그렇게 16층에서 어머니가 추락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추락해서 땅에 부딫히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팬티바람으로 1층까지 달려나가 어머니 부여잡고 오열했습니다. 아버지는 숨이 넘어가신듯 주저앉아 계셨고요. 과수대랑 형사분들 상황조사하시고 장례를 치뤘어요. 그제 발인을 마치고 지금까지 밤낮 쉬지않고 울었습니다. 눈만 감으면 천천히 회전하며 낙하하는 어머니 모습이 생각납니다 .
지금당장 미쳐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입니다. 오초만 일찍 들어갔더라면, 머리채라도 잡았어야 했었나 하는 오만 후회가 끝도없이 밀려옵니다. 이 모든 과정이 한달안에 일어났습니다. 꿈이었음 싶지만 현실이네요. 그래도 근 2년간 어머니와 손잡고 교회다니며 사랑한다고 어느때보다 많이 표현한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한다고 많이 안아드리고 보듬어주세요. 저처럼 고통속에서 몸부림치며 살고 싶지 않다면요. 보고싶네요 울엄마. 저만보고 산다는게 생전에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는데..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교회를 다니며 신앙심을 키워나가고 있는 입장이었으나 하나님이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에요..



벌써 미치도록 보고싶다 울엄마.. 하늘에선 고통받지 말고 사고싶고 입고싶은 옷 다입고 살찔까 안먹던 단것도 넘치도록 먹어 금방 다시 만나자 미안하고 사랑해

저 글 댓글내용보면 의사가 쓴 댓글있는데
평소 있던 가위 눌림 등 수면장애가
아마 심장 이상과 연관이 있었을거라고 했음.

"렘수면행동장애라고 해서, 수면 중에 잠꼬대와 꿈과 관련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흔히 가위눌림으로 오해하지요. 이 경우 알파 시뉴클레인이라는 물질이 자율신경계를 침범하는 일이 빈번하고, 이로 인해 심박동이 느려지거나 심박 조율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젊은 분들도 약간의 부정맥이 있는데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아, 기저에 요인이 있었다면 주무시던 중 심장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아요."
- 원 댓글 의사분께서 달으신 댓글의 일부 내용.

코로나 탓도 있지만 어머니와 같이 운영하던 업체 회사자산도 상속세가 붙었습니다. 이로 인해 더이상 자재를 발주할 자금적여건이 안되어 폐업처리 했습니다. 술만마시고 반년을 누워서만 지낸것 같네요. 지금은 폐인처럼 몸부림치던 곁을 지켜준 아이보고 조그만 사무실하나 준비하고 있네요. 글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8월즈음 큰묘로 이장해드리고 꿈에 처음으로 나오셨어요. 정말 온화한 표정으로 이것저것 충고해주시고 다독여주셨습니다. 아버지와 유람선여행중에 나타나셨어요. 이후로 전만 못해도 많은 안정을 찾았답니다. 이세상 모든 비운은 내가 짊어지는 것만 같았고 그 누구도 이와같은 일은 공감할 수 없다 생각했어요. 이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네요. 아직도 순간순간 무기력에 빠지고 뜬금없이 눈물이나고 죄책감이 넘치기도 하지만 행복을 좀 더 찾아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