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시간만 왜 기억이 없지

321890No.307532020.12.12 21:22

그때 나는 뭐하고 있었더라
아 그래.
나는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지

오로지.
내가 잘못했을것들을 되돌리며
니답을 구걸하고 있었지

니가 답을 줄때까지.
나는 나를 자학하며.

언제까지 나를 괴롭히면 답해줄거야
어디까지 내가 괴로우면 답해줄거야
나는 니가 원하는 만큼 나를 상처입히고

기다렸었지.
내 물음에 반드시 답해줄 너를.

구걸했었지.
니답을 구걸 했었지.

너는 내 눈을 가리고 이어진 끈을 끊고.
너는 내게서 벗어나고.
나는 네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니가 그곳에 아직 있다고 믿으며.
나를 죽이며 단한마디 구걸했었지.
니가 간 후에.
가려진 눈 내스스로 벗겨내는데
얼마나 많은 상처를 냈는지
너는 알고있을까.

무슨심정으로 나는 가리개를 벗겨냈는지.
너는 알고있을까.

그날로 나는 마음의병을 얻고.
내 시선을 실체없는 빛에 맡기고.

무언.
단단한 돌처럼.
감정이 움직이지 않게 되고.
시체가 되어서.


나는 너를 위해서 날 죽였고.
너는 결국 그곳에 없었어.

나는 죽었어.
가리개를 벗고.
빈자리를 확인하고.
단말마의 비명도없이.
그동안의 살인은.
결국 그때 끝맺음을 맺었어.


너는 알고있니.
알고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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