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라 공장들어간지 어언9년째..

470451No.315682021.01.16 12:17

딱히 잘하는것도 없고 기술도 없고..사람들 만나는것도 겁나고 전화통화가 무서워서 배달음식도 안시켜먹던 제가

저에게 딱 맞는..새로운 사람들이랑 어울일일도 일하면서 전화할일도 없는 생산직 공장에 들어간지 9년째 입니다. 올 해 10년차네요.

처음엔 알바로 들어갔는데 일한지 3개월쯤 되었을 무렵 팀장님께서 알바말고 정직원으로 같이 일하자는 제안에

멍청하게 거절할줄도 몰라서 알겠다 하고 정직원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더니 언제부턴지 .. 기계 세팅하는것도 배우게되고.. 신입들어오면 제가 일도 알려주고 있더군요..

그러더니 또 언제부턴가 사무실에 제 책상이 하나 생겼습니다.. 책상엔 컴퓨터 하나있고 암것도 없었어요.. 그냥 쉬는시간에 앉아서 쉬는 용도로 썻었지요..

얼마나 지났을까? 팀장님께서 저에게 재고담당을 해보라며 일을 알려주시더라구요..
처음엔 회사 내에 있는 제품들 재고파악만 하더니

언젠가부턴 입.출고 까지 제가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휑하던 제 책상엔 하나 둘 서류철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인터넷,티비에서만 보던 사무직 일 하는사람들의 책상처럼 되어가더라구요.

그리고 몇년전엔 처음으로 승진이라는것도 해보고.. 직급이 생겼네요.
작은규모 회사라서 월급차이가 많이나진 않지만 처음으로 대리님 이라는 호칭도 들어봤습니다.

명함도 생겼구요...

그리곤 제 담당 거래처도 하나 지정해주셔서 해당 업체와 입출고 및 일정같은것도 제가 조율하게 되고..

그렇게 전화가 싫고 무섭던 제 폰에는 거래처 사람들 연락처가 하나 둘 저장되기 시작되고.. 허구한날 전화 카톡 하고있습니다..

전화하고 대화하는게 싫어서 생산직으로 들어왔는데 지금은 기계작업보다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로 일하는 시간이 더 많네요..

문득 뒤돌아보니 제 성격도 많이 밝아졌더라구요.

참.. 사람 앞날 아무도 모른다더니니..

쉬는날인데 급한 출고건 생겼다고 전화가 와 회사가서 처리하고 집에와서

갑자기 여러생각이들어 제가 종종 고민상담도 하고 웃음도 가져가던 이곳에 글 써봅니다.
좋아요 0 0
이전941942943944945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