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신림동 문방구에 갔었을때 계산대에 바구니안에 네마리 슈나우저가 있고 문방구 구석탱이 바닥 작은 걸레담는거 같은 바구니에 털실뭉치같은 강아지 한마리가 있더라고요. 아줌마에게 물으니 4개월된 강아지들이고 바닥애 내려놓은건 너무 작게 태어나고 약하게 태어나서 상품성이 없어서 내다버릴려고 빼놓은 거라면서. 그래서 너무 놀래서 버릴려면 달라고 하니까 그렇게는 안된다면서 멀쩡한 애들이 15만원씩 파는데 쟤는 상품성이 떨어지니까 7만원에 가지고 가래요. 아니면 아에 안판다네요. 남편에게 전화해서 사정을 설명하니 바로 은행에서 돈 찾아서 사라고. 아줌마에게 이야기하고 바로 은행서 돈 찾아서 강아지를 사고 바로 사거리 큰도로가에 있는 병원부터 갔죠. 의사샘에게 사정 설명하고 진찰 받는데 의사샘이 욕도하고 한숨도 쉬고 어떻게 이렇게 어린것을 이렇게 방치할 수 있었냐면서.. 똥꼬 털은 다 엉켜서 똥이랑 같이 덩어리져있고 귀마다 진드기에다가 죽으라는 건지 먹이질 않아서 앙상하게 마르고 털은 배냇털이랑 엉켜서 떡져있고.. 30만원 내서 검사하니까 일반접종이 하나도 안되어 있더라고요. 접종하고 의사샘이 간단하게 가위로 털 깎아주고 그런후에 집으로(그 당시 원룸)으로 데리고 와서 씻기고 털말려주는데 그 짧은 꼬리로 (꼬리도 문방구 아줌마가 길가는 개장수에게 이야기해서 1만5천원 주고 도마위에 개 다섯마리 올린채로 칼 한번에 꼬리 잘랐다면서 자랑하더라는)꼬리 빠지게 열심히 흔들면서 얼마나 핥아대던지.. 눈물이 글썽거리더라고요.
그 이후로 열심히 열심히 먹여도 쿠키는 슈나우저인데 제일 몸무게 많이 나갔을때조차 5키로가 안넘고 평생을 3키로대에서 살았어요. 산책시키면 일부러 안먹이고 티컵처럼 작게 키우는 줄 아는 사람들에게 오해라면서 변명하고.. ㅎㅎ 그렇게 사랑받으면서 아기도 낳고 같이 살다가 작년 18살 나이로 무지개를 건넜네요.
아직도 눈에 선한데 수다쟁이여서 산책하는도중 다른 견주에게 "얘 치매에요?"라는 말도 안되는 오해도 받고 구조한 길냥이 아가에게 맨날 시달리면서 개주제에 한숨 쉬면서 잘 챙겨주고 소심한 쫄보 쿠키였는데 지금은 없네요.
생각 안날꺼라고 생각했는데 간혹 너무 보고싶을때가 있더라고요. 그럴땐 일부러 쿠키야! 어딨니? 엄마 여깄는데?!! 하고 크게 불러봐요. 그러면 착착착하는 소리와 함께 나타날것만 같아서.

예전에 택시탔는데 어디 가냐길래 반려동물박람회 간다니까 아저씨가 "아휴 전 동물중에서도 개가 정말 싫어요" 하시길래 속으로 나 개키우는 사람인데 쫌 그렇네 싶어 "왜요 주인이 잘키우면 피해 안주자나요 넘 미워 마세요"했더니 "딸이 유기견을 한마리 데리고 왔는데 처음엔 집에도 못들이게 했더니 점점 현관부터 거실까지 들어 오길래 방엔 절대 안 됀댔는데 지금은 안고 자요 흐흐 개는 진짜 싫어요" 하시는데 입가에 미소가 ㅋㅋ " 사진 보여줄까요?" 하시는데 ㅋㅋ 도착지에서 사진보여 주시던데 세상 행복한 표정 ㅋㅋㅋ 천원 깍아주셨어 ㅋㅋ 이쁜거 마니 사다주래 ㅋㅋ

저두 시골에서 유기견 두마리 키우는 중인데 엄청 공감되는 자료네요. 엄청 꼬질꼬질 빈티 났는데 지금은 왕자공주 다 됬어요. 지들이 무슨 말티즈인줄 아는 똥개덜. 사회성도 없었는데 지금은 누굴 봐도 배까고 꼬리 흔들고 해맑해맑. 사랑으로 이렇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이 가끔씩 감동적이에요. 책임지지 못하고 버리는 사람들 정말 미워요.

첨 데리구 왓을때는 마당 살다가 야금야금 현관, 거실, 이제는 침대까지 점령하구, 방바닥에서는 절대 안자는 똥개중에 상똥개들ㅋㅋㅋ 진드기 물려와서 300만원, 쥐약 먹고 와서 몇십만원, 파보 장염 걸려와서 100만원 쓰게 하는 우리 효놈 효녀, 근처 밭에 비료뿌리면 온 몸에 똥 묻혀오는 마구니같은 효놈 효년들이지만 사랑한다 쫄랑이 시월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