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내게 물어보면 나는 윈도.

방금 남자친구랑 싸우고 너무 답답해서 올려요..
최근 비트코인이 화두에 오르면서 어딜가든 빠지지 않고 입에 오르내리는데 그건 제가 일하는 곳도 마찬가지였어요. 비트코인 이 전부터 주식얘기를 입에 달고 사는 분이 계셨는데 하루종일 그것만 들여다 보고 있으면서 얼마 벌었네 잃었네 하는 걸 보면서 막연한 투자. 아니 투기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가지게 됐죠.
 문제는 그 분이 제 남자친구랑 가까이 지내면서 끊임없이 그 얘기를 했건 것. 요새 비트코인 얘기를 많이하길래 샀냐고 물어봤더니 안샀다고 하더라고요. 평소에 신뢰를 많이 쌓아둔 사이였고, 핸드폰 알람으로 코인거래소 알람이 뜨는걸 봤는데도 그냥 시세만 보는거라기에 그러려니 했어요.
 문제는 오늘,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비트코인이 나오더군요. 같이 그 프로를 보다가 또 한참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의심할 찰나에 또 핸드폰에 거래소 알람이 뜨더군요. 해서 평소에 핸드폰 비밀번호 걸어놔도 숨기지도않고 서로 비밀번호 알려줘도 안 외우고 있어서 그냥 비밀번호 물어보고 풀어서 거래소 어플 들어갔더니ㅋ 두달치 월급에 상당하는 돈을 넣어놨더라고요...ㅋ 그 어플 켜기 직전까지 절대로 안샀다던 코인주식이요..ㅋㅋㅋ 일단 제가 그토록 싫다했던 일을 했던 것도 싫었지만 그 많은 기회를 줬는데 바로 직전까지 거짓말을 했던것 또한 굉장히 신뢰를 잃게 하더라고요. 
 뭐 저희가 부부도 아니고 순전히 본인 개인돈인데 그런 거 가지고 뭐라고 하고싶진 않았어요. 그런데 제 생각은 그래요. 전문적인 정보와 지식이 바탕이 되지않는 투자에 가랑비젖듯 물들다 보면 처음엔 용돈벌이 목적이었던게 나중엔  정신없이 커질거라는 생각. 주위에서 그런 분들을 많이 봐왔고 잘 되신분들보단 안 좋은 상황으로 흘러간 케이스를 더 많이 봤기에 부정적인 생각이 지배적이에요. 
 이 사람은 당연히 하는 얘기가 남는돈으로 한거고 잃어도 아쉽지 않을만큼만 할거고. 평소에 본인이  헤프게 쓰는 스타일도 아닌데  그렇게 싫은 소리를 들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그러더군요..
 뭐 지금 당장 여기서 푼 돈을 잃고 얻는건 그렇다 치더라도 제가 진짜 걱정되는건 앞서 말씀드린 중독이에요. 이 사람과 오래 만난건 아니지만 나이도 나이인만큼 어느정도 미래를 함께할 생각은 서로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평소에 정말 잘 해주고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었구요. 다만 막연한 미래가 걸림돌이긴 했는데, 이번 일로 인해 그 걸림돌이 마냥 작은게 아닐수도 있겠구나 싶었어요. ㅜㅜㅜㅜㅜ 후 간만에 주말데이트에 복잡하네요 정말...ㅜㅜ

차라리 처음부터 여유금으로 투자하겠다했으면 신뢰가 망가질 일도 없었을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