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k2018.06.20 18:48
‘돌풍의 팀’ 아이슬란드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
아이슬란드에는 정말 축구 리그가 없을까?
아이슬란드에는 무려 남자 축구팀이 77개나 존재한다. 이들의 리그는 5부 리그로 구성되어 있다. 여자 축구팀도 28팀에 달한다.
1부 리그 우르발스데일드에는 12팀이 참여하는데 리그 1위 팀은 UEFA 챔피언스리그 1차 예선에 진출한다. 2, 3위 팀에는 UEFA 유로파리그 1차 예선 티켓이 주어진다. 지난 시즌은 하프날피외르뒤르가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까지 올라가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매년 2~3차 예선에 올라오는 일이 잦은 만큼 상위권 팀들의 국제무대 경쟁력은 리그 규모에 비해 제법 안정돼있는 상태다.
그러나 “아이슬란드에 프로 리그가 없다”라는 말은 사실이다. 1부 리그 우르발스데일드는 4월 말부터 9월까지 총 5개월 간만 진행된다.
야외스포츠 진행이 힘든 아이슬란드의 기후 여건상 짧은 시간 동안 리그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처럼 정상적인 리그 운용이 쉽지 않다. 이는 리그의 상업화에도 큰 제약을 일으키는 요소다. 따라서 우르발스데일드는 프로화를 기대하기에 어려움이 많아 여전히 세미-프로 리그에 머물러 있다. 아이슬란드에 축구 리그는 있지만, 프로 리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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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감독과 선수들은 정말 축구가 부업일까?
아이슬란드 선수 중 일부가 투잡을 병행 중인 것은 사실이다. 아무렇지 않게 리오넬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하네스 할도르손 골키퍼는 축구 선수와 영화감독 직을 병행하고 있다. 헤이미르 하들그림손 감독도 축구 감독과 치과 의사직을 함께하고 있다. 하들그림손 감독은 비시즌 기간 선수가 아닌 치아 치료를 위해 모인 환자를 돌본다. 이 시기엔 축구 전술이 아닌 환자 치료 전술에 전념하며 큰 고민에 빠진다.
그러나 이들에게 축구가 부업일 거라 보는 시선은 잘못됐다. 엄연히 다른 나라 선수들처럼 직업 축구 선수들이 아이슬란드 월드컵 대표팀을 이루고 있다.
이번 월드컵 대표팀에 뽑힌 23명의 선수 중 해외파는 20명에 달한다. 이 20명의 선수는 잉글랜드, 덴마크, 독일, 스웨덴 등의 나라에서 충분한 프로 선수 대우를 받고 경력을 유지하고 있다.
프로가 아닌 아이슬란드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는 세 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도 과거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잉글랜드 등에서 남 부럽지 않은 풍족한 프로 생활을 보낸 후 말년을 자국에서 보내기로 한 선수들이다. 이들은 82, 83, 84년생 베테랑 선수다. 국내에 알려진 것처럼 축구 선수로서 별다른 수입이 없는 열악한 선수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다른 일을 본업으로 삼아 월드컵에 도전 중인 것이 아니다.
월드컵을 위해 러시아로 출국하기 전까지 소금공장에 출근해 소금 포장작업에 매진했다고 알려진 비르키르 사이바르손도 소금공장 직원이기에 앞서 전문 프로 축구 선수로 상당한 경력을 자랑한다. 과거 그는 노르웨이 명문 팀 SK 브란에서 6년간 168경기에 나섰고 작년까지 스웨덴 리그에서 세 시즌을 활약했다. 소금공장 직원 일을 선수 생활과 병행하는 것은 맞지만 그는 선수 생활 내내 남부럽지 않을 만큼 큰 성공을 이뤘다.
메시의 페널티킥을 막은 하네스 할도르손 골키퍼도 평상시엔 덴마크 라네르스 FC에서 프로 선수 생활에 전념한다. 지난 시즌은 덴마크 수페르리가 34경기에 나서 53실점을 허용하며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영화감독 일은 프로 선수 일이 바쁘지 않을 시기에 가끔 맡는 정도에 불과하다. 할도르손의 영화감독 병행 사실을 조명한 해외 기사에서 어느 기사도 “그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영화 감독직을 맡고 있다”며 조명한 기사는 없었다.
아이슬란드 축구 감독 하들그림손도 치의학 전공자로 긴 시간 치과 의사를 병행하고 있지만 주로 시간을 쏟는 주 분야는 축구다. 엄연히 직업 축구 선수로 20년간 경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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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에스타, 플라미니도 사실 투잡을 뛰고 있다
축구 선수가 투잡을 뛰는 행위를 특별하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이미 익히 알려진 세계 최고의 선수들도 저마다 투잡을 병행하고 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는 축구 선수 못지않게 와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보데가 이니에스타’라는 이름으로 가족들과 함께 시작한 이 사업은 8년 만에 연간 백만 병 이상의 와인을 생산하며 30개 이상의 나라에 수출하는 거대 사업으로 성장했다. “축구 도사 이니에스타의 정체는 사실 와인 재벌이다”라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올 정도다.
과거 아스날에서 뛰었던 마티유 플라미니도 투잡을 병행 중인 대표적인 선수다. 10년 전 공동 창립자로 대체 에너지 사업에 뛰어든 그는 석유를 대신할 레볼릴 산의 가치가 크게 인정받은 덕에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36조 원에 달하는 회사를 보유 중이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플라미니에게 축구는 취미다”라는 말이 많이 나왔지만 그의 본업은 엄연히 축구 선수다.
https://www.sports-g.com/2018/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