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드립 6년?만에 처음으로 일등이네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상관련학과 전공하고 공군에서 3년간 기상장교로 복무한 이후 전역해서 기상청 준비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석사나 박사하시는 분처럼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는 선에서 여러분이 예보가 잘 맞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기상청은 동네예보를 하고 있습니다 시간적으로는 현재부터 2시간 이후까지는 한시간 간격으로, 84시간까지는 3시간 간격으로 예보합니다 공간적으로는 읍면동 단위로 예보하면서 명칭을 동네예보라고 지었습니다

여러분이 예보가 잘 맞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제가 보기엔 단위(규모, scale)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먼저 질문을 드리면, 만약 예보가 오늘 12~15시 사이에 비 올 확률이 80%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언제 비가 와야 이 예보가 맞았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관대한 사람은 "에이, 오늘 안에만 오면 맞는 거지"라고 말하시는 분도 있을 테고

다른 사람은 '12~15시 사이에 비가 시작되면 맞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며

어떤 분은 "12시00분에 비가 시작되서 15시00분에 비가 그쳐야 예보가 맞다"라고 말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예보를 받아들이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사람들이 예보가 잘 맞지 않는다고 말씀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비유를 한다면 3cm의 나무토막(날씨)을 1mm단위(3시간 단위)의 자로 잰다고 했을 때,
첫번째 관대한 사람은 이 나무토막의 길이는 2~4cm(09~18시)라고 말할 수 있겠고
두번째 사람은 2.9~3.1cm(12~15시)
세번째 사람은 2.99~3.01cm(12:00~15:00)라고 말하는 사람이겠죠
기상청은 두 번째 사람인데 정확률이 1년 통계로 모든 날에는 약 90%, 강수 현상이 있는 날에는 약 60%라고 하네요


또 다른 이유로는 동네(읍면동)의 전체 지역을 기상관측장비가 커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장비가 있는 곳에는 아직 비가 안와서 관측이 안되고 있는데 비구름의 전면대가 그 동네에 들어온 경우, 또는 그 동네 일부 지역에는 비가 오지만 관측장비에는 아예 비구름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때문에 사람들이 "기상청 날씨 중계나 제대로 해라"나 "중계도 제대로 못한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예보와 각자 사람들의 실황(현재 날씨)을 스마트폰으로 바로 비교하면서 예보의 맞고 틀림을 판단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위에서 비유했던 3번째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기상청에서 관측하는 실황(현재날씨)을 날씨어플에서 늦게 반영하는 경우도 많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예보관을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조금 더 말씀드리면 사실 예보 정확도는 슈퍼컴퓨터의 성능보다 그 나라의 지형적인 특성이 맞는 수치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아직 일본이나 유럽, 미국을 따라가기는 힘들죠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 예보 시스템은 다른 나라(몽골,아프리카,동남아)에서 벤치마킹해 갈 정도로 선진화되었어요! 앞으로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수치모델을 잘 개발해서 예보관들이 국민의 요구에 충족할 수 있는 예보를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추가로 초단기예보인 약 30분 내로 비가 올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직접 레이더를 보는 것입니다!
http://radar.kma.go.kr(기상레이더 센터, 어플도 있음)에 들어가시면 레이더영상 중에 통합영상에서 비구름(에코)의 이동방향을 보실 수 있어요
방법은
1. 지도에서 자신의 지역을 확인한다(좀 많이 너프하긴 해요ㅠ)
2. 비구름이 10분만에 어느 정도 이동했는지 확인하고 그 다음 10분뒤는 얼마만큼 이동할지 예상합니다

참 쉽죠?! 저는 소나기(소나기 예보하기 너무 힘들어요) 예보있으면 밖에 나가기 전에 이렇게 확인해요! 이러면 기상관측장비가 없는 곳도 예상할 수 있답니다
주의! 여러가지 이유로 비구름은 발달하거나 소멸할 수 있어서 30분 이후는 잘 안맞아요

이상 개드립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름이 메롱

기상청..오늘 날씨도 못맞추는데 12년뒤를 어떻게 안다고 ㅋㅋㅋ

이번 모의고사 몇 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대학 갈지는 대충 알겠다 요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