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중에 집이 경매로 넘어갔는데 최우선변제도 모르고 아무도 도울 집안 어른이 없어서(편모가정이었음.) 휴가내서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가 울고 계시더라. 모르는 게 죄고 무지가 죄고, 힘없는 게 죄더라.

학창시절 준비물 살 때 빼고는 문제집 한 번도 제대로 사본 적이 없고, 문제집 안사서 혼나는 건 익숙했다. 가끔 어머니께서 준비물 빌려 쓰라는 말을 하실 때 눈치없을 땐 그러다가 나중엔 집에 돈이 없어서 그런갑다고 눈치 생길 땐 비싼 준비물은 말없이 친한 친구한테 빌렸다.

20살이 되고 대학에 들어가자 다들 차사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데 한 친구가 나한테 돈 많으면 뭐부터 하고 싶냐고 물었다. 나는 두 말도 하지 않고 집이라고 했다. 친구들은 차도 없으면 여자친구도 안 생기고 어디 놀러가기도 힘들다고 말했지만, 나의 의지는 단호했다. 무조건 집이었다. 지나간 인연이지만, 차 없어도 무관하게 잘만 만났던 연인들이 있었다. 물론 상당수는 내 가정환경을 고려해 눈치없는 척 거절했던 경우도 많았지만...


월세로 십수년 살아오면서 전세라도 좋으니 달마다 나가는 아까운 돈 아끼고 싶었다.

풍족하지 않은 사정에 어머니도 건강 악화가 시작되어 이곳 저곳 편찮으신데 돈이 없는게 참 사람을 여러번 비참하게 만들더라.

최근들어 겨우 주택청약 넣어서 모아 놓은거로 우선 순위받고 저렴하게 대출끼고 전세 받았다. 남들보기엔 조잡하고 작은 방이지만 나에겐 고관대작의 궁궐보다 아늑했다. 내 거처가 있다는 게 얼마나 사람 마음에 큰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지 잘 알겠더라.

올해엔 각종질환 때문에 일년 내내 병원을 달고 살았지만 나든 어머니든 다른 가족이든 다 건강했으면 좋겠다.

개취라 좀 그렇지만..
자전거는 가성비가 별로고..
오토바이는 안전이 별로고..
저 돈으로 집이나 살때 보탬 좋겠네요..
(36. 유부남. 무주택자) feat.여보미안

정독했어요ㅜㅜ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하죠 분명 좋은날도 많이 오실거에요! 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