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하니깐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네요
어릴때 무섭고 까칠하시고 새침하시고 서울토박이이셨던 외할머니께서 해주신 도깨비 이야기인데요.

외할머니기 어릴때 (일제강점기) 그때는 학교에서 일본어로 수업을 들으셨다고 해요 그때 일본어로 무슨 동요 같은걸 배웠는데 그게 자꾸 입에 붙어서 혼자 있으면 그 동요를 흥얼거리거나 가사를 일본어로 부르곤 하셨다네요.

하루는 저녁시간이 지나고 누워서 그 동요를 흥얼거리고 있는데 할머니의 어머니가 네 아버지가 아직 오지 않았으니 저 마을 입구에 가서 아버지 오시나 보다가 오시는게 보이거든 모시고 오너라 하셨다네요.

그래서 맨 걸음으로 (맨발로 다니셨다네요 고무신 아껴 신었다고) 마을 동구밖 언덕으로 향해서 일본 동요도 부르며 총총 나가셨대요.

당시에는 마을 좀 벗어나면 낮은 언덕이라도 수풀이 있어서 어둑하고 달빛도 들지 않는 길도 있었다네요 그렇게 길을 가는데 무슨 초록빛이 오른쪽에 따라오는 느낌이 나서 반딧불이 인가하고 봤는데 갑자기 하나였던것이 커지기 시작하더니 둘로 쪼개져서 휙 앞질러 가더래요.
순간 그래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가는데 저언덕 위쪽에 검은 사람 형체 같은게 보이기에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아버지"하고 부르며 뛰기 시작 했대요.

한참을 뛰어도 그 형체가 가까워지는게 아니고 계속 그대로여서 더 빨리 뛰었다고 해요 점점 숨은 차고 힘들고 뭔가 무섭고 해서 멈추려고 하는데 그때부터 몸이 말을 듣지않고 계속 뛰게 했다는거에요.

진짜 어린 나이지만 죽을것 같아서 울고 싶은데 눈물도 안나고 진짜 막 죽을 것 같은 순간에 누가 뒤에 탁!치기에 보니깐. 아버지가 외할머니 이름을 부르더래요

"아무개야 너 여기서 뭐하냐!"

그 순간 할머니는 기절을 했고 아버지 등에 엎혀 집 안방에 눕혀졌다네요.

그때 말로는 애가 언덕 가파른 길에서 제자리 뜀박질을 하는데 눈동자는 풀려 있고 온 몸은 땀에 젖어있고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네요.

그게 도깨비한테 홀려서 그렇다고 하시면서 수수떡인가 해서 그 자리에 가져다 놓고 빌었더니 정신이 들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외할머니의 어머니(외증조할머니)는 아버지 마중 나가라고 시킨 적도 없었다네요.
생전 그럭적도 없었고요.
그러면서 외할머니가 어린 저에게 밤에 뜻도 모르는 노래 부르거나 흥얼거리면 도깨비한테 홀린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밤에 누가 부르거나 하면 세 번째까지 부른 다음 대답하라고 도깨비가 심심하면 종종 와서 집안 어른 목소리 흉내 내면서 부른다고 했어요. ^^-끝-

버스기사 황급하게 문닫으심

도깨비는 머했누 왜놈들 안잡아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