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소리없는 영웅들이 많구나... 아이들에게 행복을 나누어준다니 정말 멋있다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생일 졸업선물
한번 받아본적없었는데
만원짜리 장난감 딱 한번 사주심. ㅋㅋ
태어나서 부모님께 받아본
첨이자 마지막 선물이었는데
진짜 기분 좋더라.
생일도 잊고 지나간적 많고
챙겨주실때도 케잌X
미역국이랑 떡은 사주심.
외식 가족여행도 성인때까지 못해봄 ㅋㅋ
졸업식은 초딩때 한번 어머니가 잠깐오시고
바로 집갔는데 불만은 없음.
낳아주신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
힘들게 바쁘게 사신것도 안타깝고..

누나가 명절이나 가끔 내려올때 있는데
어릴때가 한이 됐는지 최근까지도
그게 항상 불만이더라. ㅋㅋㅋ
집이 못살아서 중딩때 공부못한거라며 ㅋㅋㅋ
단칸방살다가 방 세칸짜리 집으로 이사갈때
방선택권도 누나가 가졌고 혼자 젤 큰 안방을 썼다.
젤 작은방은 당연히 내 몫. ㅋㅋ
누나는 어릴때부터 고딩까지 용돈도 꽤 주셨다.
졸업식도 누나는 초 중까지 가신걸로 안다.
그럴때마다 어머니는 연신 미안해 하신다.
미안할게 뭐있어 나도 똑같이 컸는데 뭐~
너는 남자새X가! 조용히 있어!
부모님의 화살은 항상 나다 ㅋㅋㅋㅋㅋ
어릴때부터 우리집은 이유 불문
묻지도 듣지도 따지지도 않고 누나편이었다. ㅋㅋㅋ
예전엔 그러든말든 했는데
나이들어 지금 생각해보면
좀 화나고 억울하긴한다 ㅋㅋㅋ
요즘도 누난 부모님께 돈 많이 빌려씀 ㅋㅋㅋ

난 초딩때 신문배달하고 급식 우유 남은거
문구점에서 한팩당 백원씩 바꾸고
(우유슬러쉬용으로 쓴다고 사줬음 ㅋㅋ)
중학교때부터 용돈 한푼 안받고
일해서 썼다.
어른만큼 박스 옮기면
어른받는돈 준다길래 열심히했다.
처음엔 일어나면 몸도 안움직이고
억지로 일어나도 허리가 안굽혀져서
기어가듯 버스타고 가서 다시 일했는데
부들거리면서 하다보면 또 괜찮아지더라.
반나절에 5만원 한나절에 10만원 받음.

여름에 아무리 목말라도 음료
한번 안사마시기도 하고
군것질 거의 않고
짠돌이짓해서 고1까진가
컴터사고 이리 저리 쓴돈 빼고 모은 돈이
300만원쯤 되더라. 부모님 드림.
그 뒤로 가끔 라면 빵 떡볶이 짜장면도 사먹고
학용품 책 옷 버스비 아까워서 산 자전거 2대(한대 도둑맞음 ㅋㅋ) 빼고
또 그정도 모았던것같은데 그것도 부모님 드렸다.

아 30~80은 친구한테 도둑맞았다 ㅋㅋ
정확한 금액은 모르겠다.
친구 아버지가 실직하셔서
시골 할머니집으로 이사 온 친구가있었는데
학교가기 멀다고 우리집에 몇개월 산적이있다.
부모님은 내겐 안주던 용돈도 챙겨주시더라. ㅋㅋ
친구가 여친이랑 100일인데 돈이 없다고했다.
그 뒤로 우리집에 오질 않았는데
장롱을 뒤져보니 모아둔 내 돈이 없더라.
학교에서봐도 모른척 지나가고.
어머니한테 돈 물어보니 어머니가 가져가셨다했다.
그냥 아무에게도 아무말 안하고 넘겼다.
졸업하고 그 친구가 잠깐 나를 불러서는
고백할게 있다고했다.
난 말 안해도 된다고 괜찮다했다.
그래도 못된 친구는 아니었는데
잘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성인이되고 몇번째 여친인진 잘 모르겠다.
고아였다.
다른 고아인 형 누나도 있었는데
살아서 어머니나 아버지
친혈육 얼굴이라도 한번 보는게 소원이랬다.
가족의 부재가 정말 큰것 같다.
힘들때 하소연하고 의지할 곳이 없어 보였다.
그때 여친도 그랬다.
그 친구에게 나는 첫번째 남자친구였다.
그 친구를 보면서 난 정말 축복받았구나하는
생각을 자주 했고 지금까지 고생하면서
나름 성공한게 대견하고 기특하기도했다.
1년쯤 만났을땐가?
술마시며 사실 고딩졸업하고 1년간
가요방(?)에서 일한적이 있다고했다.
미용을 배우는데 30만원 40만원으로는
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했다.
처음엔 놀랐지만 얼마나 힘들면
그랬을까하는 생각도 들고 측은했다.
날 그만큼 믿고 의지해서 이런 말도 했으리라
생각됐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고마웠다.
생긴건 한고은 닮았었다.
보는 사람마다 이쁘다했다.
내게도 정말 잘했다.
당시 잘나가는 미용실 실장이었는데
바쁘긴했어도 돈은 잘 벌었다.
빼빼로 데이때 오만원으로 빼빼로 만들어주더라..
부담스럽게.. 편지도 자주 써줬던것 같다.
일끝나면 바로 전화와서 밤늦게까지 통화하고..
먼길 자취방에 찾아와서 밥 밀린 빨래 청소..
다해주고 좀 더 같이 있으려고 새벽기차로 떠났다.
성실하고 부지런했다.
쉴때나 시간되면 하루도 안빼고 날 찾아왔던것 같다.
그렇게 2년인가 3년 만난고 헤어졌다.
헤어진뒤 미용실 쉬는날 밤에 내가 사는 자취하는곳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아침인지 낮부터인지 날 기다렸다고 했다.
돌아가라했던것같다.
자긴 태어나서 받아본 사랑이 없어서 그런지
내게 받은 사랑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래서 잊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날 잡은 손을 뿌리치고 무시하고 들어갔다.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헤어진건 헤어진거였다.
헤어지고 몇년만에 다시 연락이 왔다.
그 중간에도 몇번 연락이 왔지만 받지 않았는데
그날은 딱히 약속도 없이 혼자였다.
여자친구가 있던것도 아니다.
하필 새벽까지 잠이 오질 않아
내가 깨어있었고 또 하필 전화가와서 받았다.
전화기 넘어 마지막으로
술한잔 하잔 말이 들려왔다.
딱히 걸릴건 없었다.
무료한 밤을 보내고 있기도 했다.
그렇게 새벽에 걸려온 전화에 잠시 망설이다가
나가기로 했다.
오랫만에 봐도 낮설지 않다.
이런 저런 말을 나누었다.
그러다 하루밤을 보냈다.
잠시나마 생각했다.
우리의 사랑이 깊고 행복했던
그날의 하루 같았다고.
그리고 다음날.. 그 친구는 결혼을 한다고 했다.
너무 생각이 나서 마지막으로
한번 보고싶었다고 했다.
친언니처럼 지내던 분이랑 술한잔하면서
너무 미련이 남을것같으면 마지막으로
한번 보라해서 전화한거란다.
난 신랑되실 분에게도 너무 죄송했고
그 친구에게도 너무 미안했다.
그날 나간게 너무 미안하고 후회됐다.
복잡한 마음이 얼굴에 드러날때쯤
그 친구는 '다시 만나보니
내가 오빨 왜 좋아했는지 모르겠다'라고했던것 같다.

그 뒤 몇년이 지났을까 우연히
타지 길거리에서 신랑이랑 딸과 함께 걷는
그 친구를 마주쳤다.
밝게 웃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보였다.
그러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
밝던 그 친구의 얼굴이 무뎌지고는
그렇게 서로를 지나쳤다.

추억은 다 잊고 항상 행복만했으면 좋겠다.

옛날을 회상하면 난 성격도 가치관도
너무 어려지고 소심해지고 좀 꼰대 마인드에
철없고 못되게 변한것같다. ㅋㅋㅋ

아쉬움 미련은
내가 지금은 갖지 못한 것들 대체하지 못한 무언가에 대한 것일까
정말 그 사람에 자체에 대한 것일까

어린시절 느꼈던 행복이 커서보니까 부끄러운 불행이였다는걸 알게된

당시엔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음에도

커서보니 그 행복이 불행이였다는걸 알게된

너무나 슬프고도 아름다운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