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장몸부림[수정] 07-21 18:35 22.07.21 13:56
저희 지방 기준으로 잡답해봅니다.
길고 재미는 없으니 보실분만 보세요.
제가 다른 지역까지 다 알수는 없고..
다 그렇다는게 아니라 저희 지역 기준입니다.
제 주변엔 보통 육가공할때 사진에서 말하는 삼겹+미추리를 식당에 삼겹한판으로 납품합니다. 사진 기준 보다 더 아래를 미추리로 봅니다.
그렇게 식당에서는 유통기준에 맞춘 삼겹 한판을 들여와서 다시 손질하고
좀 질긴부분은 불고기나 다른 용도로 파는 곳도 있지만 매장이 한곳이고 메뉴도 다양하지 않다면
미추리나 배삼겹 재고가 많이 남아서 섞어서 파는곳도 아마 있겠지요..
식당에서 딱 완벽하게 갈비 삼겹 부분만 요청할 수 도 있겠지만
작업을 그렇게하려면
유통하는 곳에서는 또 따로 손대야하고(추가 인력 시간)
그렇게 팔다보면 배삼겹이나 미추리가 많이 남아서 그 부위만 따로 납품할 곳 찾기도 힘들겠죠..
이 주변엔 대패삼겹은 다 수입쓰지 국내산 쓰는곳이 잘 없더라구요. 어짜피 대패니까.. 단가차이도 몇배는 날테고..
다른 부위라면 몰라도 부위가 부위인지라...
조금 양념을 추가한다면 수입 갈비삼겹부위랑 왠만한 국산 미추리부위랑 비교한다면 수입이 더 나을것 같네요. ㅋㅋㅋㅋ
그렇다고 이쪽에서 서울이나 전국적으로 납품다닐만큼 큰 규모로 유통하는 업체도 잘 없구요.
처리하기 힘들면 단가 확 내려서 다른 대형유통업체(일정량 이상이라야만 받으러옴 ㅋㅋ 보통 톤단위)나 이리 저리로 쳐내야지.. 재고 손실이 없기때문에 그렇게 갈비삼겹만 받으려면 단가가 많이 확 뜁니다.
예전에 저희 지역 육가공하시는 사장님들에게 듣기로는 마리당 평균 5만원보고 유통한다고 들었습니다. 돈육 시세에 따라 소비자가 생산단가의 격차에 따라 마진이 그때 그때 다르겠지요..
대략 하루 100마리 작업한다면 500만원 남는거네요. (다른 육가공업체 사장님들 말로는 최소 10마리 이상은 작업해야지 이것 저것 돈 빠지고 마진이 남기 시작한다네요.)
부위별 나누는 기준이나 비계를 얼마나 쳐내느냐를 스팩이라고 부릅니다... 그 스팩에 따라 마진율이 크게 좌우됩니다.
마리당 5만원 마진 남기던걸 5.5만원만 남겨도 100마리당 50만원이니까 장기적으로 보면 엄청 큽니다. 스팩을 납품하는곳에 원하는데로 맞춰주기도 하지만 단가는 그 만큼 큰폭으로 오르죠.
좋은 고기일 수 록 스팩은 낮아집니다.
한 예로 정말 품질 좋은 흑돼지 좋은 사료 먹여 키운고기는 생산단가가 그만큼 높습니다. 비싼 사료 가격도 1.5배는 더 들테고 출하까지의 기간도 더 길고.. 빵도 더 크게 키우려면 더 오래 키워야합니다.
애기도 흰돼지는 보통 10마리 이상 본다면 흑돼지는 7~8마리쯤 보거든요. 여러 모로 생산단가가 크게 뜁니다.
흰돼지류랑 많이 교잡된 흑돼지의 경우 맛도 떨어지고 애기도 더 많이 낳으니깐.. 흑돼지란 무늬에 이름만 붙여서 돈 더 받기위해 그렇게 키우는 농가들도 있지만.. 정말 고품질은 생산 단가 자체가 다릅니다.
그런 고품질 고기를 들여와서 다른 찔찔이 흰돼지나 찔찔이 흑돼지 고기 유통하는 업장이랑 경쟁하려면 스팩을 상대적으로 낮춰서 파는거죠.
찔찔이 돼지들 잡돼지들만 들여와서 스팩 더 과감하게 날리고 완전 정스팩으로 파는 업체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워낙 싸게 고기를 들여오니까 고품질 고기들을 다루는 것보다 훨씬 많이 남겠죠.
하지만 숙성없이 국내산끼리 비교해도 찔찔이 고기들이랑 고품질 고기랑 맛이 천지차입니다.
제가 보기엔 품질 좋고 스팩 낮은 고기가 완전 최상위 스팩의 품질 낮은 고기보다 전체적으로 볼때 맛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사진상으로는 배삼겹 부위까지.. 미추리의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정한게 아닐까 싶네요. 제가 아는 큰 유통업자 분들도 4~5곳들도 갈비대 아래까지 붙여서 납품합니다. 저희 지역은 저 부위를 '배삼겹'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지역은 '미추리삼겹'이라고 부르기도한다네요.
실제로 저희 지역에서는 하나로마트 이마트 다른 대형마트에도 가서 보면 갈비삼겹과 동일한 가격에 '배삼겹'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합니다. 수육용으로는 비계 많은 갈비뼈뺀 삼겹부위보다 지방층이 상대적으로 약한 배삼겹부위를 더 선호하시거든요. (아마도 지역 특성상 그런것 같습니다.)
저희 지역은 고기 값이 전국에서 아마 제일 저렴할껍니다.
저희 지역 정육점중에는 수입을 국내산이라고 속여파는 업장들이 많습니다. 새벽에 차 대놓고 수입 고기 들여가는것도 종종봤구요. 수입도 수입 나름이지만 주변 가게에서 앞다리 사서 아무것도없이 물로만 삶아서 먹어봤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수입산 앞다리고기(국내산 둔갑하면 7000원)가 고품질 흑돼지 뒷다리(3000원)보다 퍽퍽하고 잡내도 많이나고 맛이 없었습니다.
정육점 위생교육갔을때도 놀랐고 단속 나올때도 놀랐습니다.
위생교육때 수입 고기 많이들 쓰시는걸로 안다면서 어떻게해야 단속 피해갈 수 있는지 요령을 알려주더군요. 이런 말은 절대하지마라. 이러면 봐달라해도 우리도 못도와준다. 잘들으세요 요령입니다 요령! 이렇게하면 단속해도 문제없습니다. 국내산'만' 취급한다는 표기는 절대하지마라면서요. 진짜 답답합니다.
한우만 파는지 단속나올때도 단속원이 소고기 샘플 때서 달라길래 아무거나 원하시는거 잘라가셔서 검사하시라니까 저보고 알아서 때달랍니다. 수입 몰래 섞어파는 곳이라면 어느 바보가 수입때서 주겠습니까? 섞여있는 것들 중에 한우때서 주지. 돼지는 흑돼지 포함 어짜피 다 품종이 외례종 교잡이라 그런 검사도 안합니다.
저희 지역같은 경우는 수입 속여 파는 업장들이 완전 정스팩으로 팔면서 가격을 많이 후려칩니다.
인터넷 가보면 삼겹 한근에 2만원정도 받을때.. 정스팩이면 그 쯤은 받아야 정상 마진이 남을텐데..
완전 정스팩으로 1.1만원 1.2만원에 국내산이라고 한돈딱지 붙여서 포장 이쁘게해서 파는 곳들도 많았으니까요. 바로 저희 옆집만해도 그렇게 팝니다. 저울 단가 속여서 팔다가 싸우는것도 봤고요.
처음에 정스팩 좋은 고기 비싸게 팔면 손님들이 오셔서 여긴 왜 이렇게 비싸냐고 오자마자 많이들 나갑니다. 깜짝 놀라면서 나갑니다. ㅋㅋㅋ 진짜 말 그대로 파리날려요.
체감상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거의 80%~90%는 되는것 같더군요. 특히 나이 많은 어르신들...
아무리 비싸도 맛있으면 된다고 계속 찾아오시는 단골들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더 팔려면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고품질 비싼 고기를 정스팩에 그 가격 맞추면 걍 정육점 안하고 유통만하는게 낫구요.
축산업, 사료작물 농사, 유통 그리고 정육점도 같이 합니다. 수입 섞어파는 업장들은 가격 한 없이 낮춰서 저희도 어쩔 수 없이 스팩 좀 손보고라도 다른업장에서 수입이랑 섞어파는 찔찔이 흰돼지 가격에 걍 팔고있습니다.
설명해드립니다. 흑돼지는 좀 붙는다고. 아니면 이 단가 못맞춘다고. 붙여도 다른집들보다 훨씬 맛있다고 이집 고기 먹다가 다른데에서 사먹으면 찔기고 냄새나고 맛없어서 못먹는다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동네에 10개 넘는 정육점 중에서 장사는 젤 잘됩니다. 도시 전체에서는 잘 모르지만 정말 많이 파는 편입니다. 그래도 가성비는 젤 좋다고 자부합니다.
저희가 납품하는 식당들도 장사 안되다가 저희집 고기 쓰고 손님들 넘쳐나는 곳들도 많았구요.
저희 지역에서 젤 유명하고 장사 젤 잘되는 식당 두곳도 저희 고기 씁니다.
수입 섞어파는 정육매장들과 경쟁하다보니
어떨 땐 그냥 돼지농장에서 걍 업체나 경매에 넘기는 마진이나
힘들게 발골하고 부위 나누고 손질해서 파는 마진이나 비슷할때도 많았습니다.
농장도하고 사료작물도 키워서 먹이고 고기 작업도 다 하니까 생산단가 높은 고품질 흑돼지를 그 가격 맞출 수 있지..
아니면.. 진짜 찔찔이 잡고기로 박리다매하더라도 수입섞어 팔지 않는 이상 그렇게 팔면 고생만하고 장사 하나 마나거든요...
암튼 고품질 흑돼지 같은 경우, 삼겹과 등심 경계 쪽에 등심이 좀 더 붙습니다.
저희 지역 아는 유통업체들한테 물어봐도 흑돼지를 등심 완전히 다 들어내면 남는게 뭐있냐고..
그렇다고 단가를 올리면 그렇게 비싼고기 쓸 식당이나 정육점도 없다고 합니다. 저희 바쁠때 다른 유통업체 발골하시는 분들 불러서 작업하면서 등심 삼겹 경계 나누시는데로 나눠보시라고해도 저희보다 훨씬 더 붙이더라구요. 납품용 스팩이라 그런지.. 누가 이런 좋은 돼지를 이 선에서 긋지 잡돼지처럼 정으로 때냐고 하시더군요.
다른곳들도 다 그 스팩으로 판다네요.
큰 대도시같은 경우엔 비싸도 품질만 좋으면 찾아오는 손님 수요가 많겠지만 지방은 사정이 다릅니다.
저희 지역같은 경우는 너무 스팩에 연연하지 말고 가성비가 좋은 곳들 찾아가는게 더 현명한 소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한 30~40년전쯤 지방에는 스팩 같은게 없었다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앞다리 뒷다리가 삼겹 목살보다 비쌀때도 있었구요. 부위 구분 없이 고기 한근에 얼마씩 팔던 시절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부위가 이렇게 정형화된건 많은 업체들이 경쟁하면서 만들어진것 같습니다.
부자동네에선 비싸도 더 맛있는 부위만 사용하는 방식이 채택됐을테고..
가격이 민감한 곳에서는 한돈으로 옛날 스팩을 고수한다던지
최근에는 사람들의 부위보는 눈높이가 높아져서 낮은 단가 유지하려고 정스팩에 수입을 섞는다던지 하면서 말이죠..
다른곳들과 차별화해서 경쟁력을 갖춰야는데..
맛으로 승부를 보자니 들어오는 고기 품질이 들쭉 날쭉이라서 차라리 가장 맛있는 부위만 골라서 정형하자가 시초이지 않았을까 합니다.
옛날엔 지금처럼 뒷다리, 목심과 앞다리, 삼겹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통마리로 작업을 했으니까 뒷다리와 삼겹 미추리의 경계도 사람에 따라... 작업 방식에 따라.. 이윤에 따라.. 많이 팔리는 부위에 따라.. 더 애매했을테구요.
발골작업 방식도 바뀌고
부위가 점점 세분화되고 정스팩으로 때면 남는 짜투리 고기들을 처리하기도 애매해서 뒷고기나 특수부위같은 다양한 고기 명칭들도 더 생긴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