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고양이는 정말 쥐를 잘 잡나?
개드립No.2074192023.01.31 07:54
호기심을 위해 잠깐 옛날 역사를 아라보자.
19세기 서양에는 '랫 베이팅'이라는 경기가 있었다.
제한 시간 내에 어떤 동물이 가장 많은 쥐를 잡는지 겨루는 경기였는데,
설명만 들어도 병신같지만 이 때는 아직 축구, 야구가 없어서
원시 토토충들한테는 대인기였다.
자연히 서양에서도 내노라하는 쥐잡이 동물들이 모여들었는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어디를 봐도 고양이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 했다는 것이다.
이 경기의 선수들은 죄다 개들이었는데 특히 소형 동물 사냥에 특화된 사냥개들,
불테리어, 폭스테리어, 요크셔테리어, 랫테리어 등이 리그를 휩쓸었다.
이 개들이 얼마나 쥐를 잘 잡았냐 하면,
1820년대 전설적인 챔피언이었던 빌리(불테리어)는
1분에 22마리의 쥐를 잡았다. 1마리 잡는데 3.6초 걸림
최고 기록은 8분 12초만에 120마리를 잡은 거였다.
몸무게는 12kg로 쥐잡이 선수 치고는 큰 수준이었지만
(체급제라 작을수록 가점이었음)
쥐잡을 때는 번개같았다고 함.
쥐잡이 최고 기록은 1862년 잭코라는 불테리어가 세웠는데,
100분 이내에 1000마리를 잡아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잭코는 6kg 짜리 소형견이었는데 ㄹㅇ 살육머신이었다 ㄷㄷ
그럼 우리 자랑스러운 고양이들은 왜 이 경기에 뽑히지 못 했을까...
그건 개와 고양이들이 쥐잡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고양이들에게 쥐잡이는 먹이 확보와 가학욕구 충족의 중간쯤에 걸쳐 있었다.
한 마리를 잡으면 바로 먹지 않고, 몇 시간씩 고문하며 가지고 놀다가
죽어버리면 그제서야 먹어치우곤 했다. 도저히 경기에서 써먹을 수준이 아니었음.
반면 개들은 철저하게 쥐잡이를 '일'로서 대했다.
쥐잡이를 하는 개들은 대개 사냥개 혈통으로, 쥐잡는 일을
노동이자 임무로 여겼음. 그래서 쥐를 잡으면 가지고 놀지 않고,
바로 모가지 꺾고 다음 쥐로 넘어갔다. 그래서 쥐가 많던 19세기에는,
굳이 경기용 말고도 정말로 쥐를 잡기 위해 이런 소형 사냥개들을 많이 키웠다.
랫테리어처럼 아예 쥐잡이 특화로 만들어진 종도 있을 정도...
여관이나 술집처럼 쥐가 많은 곳에는 어디나 조그만 사냥개들이 쥐를 잡으러 다녔다.
소형 사냥개들과 고양이 사이 엄청난 피지컬 차이가 있는건 아니였지만,
둘 사이의 노동에 대한 관념 차이가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거...
언제까지그럴거니2023.01.3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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