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때 음반매장에서 알바했는데 음반매장은 크리스마스가 1년중에 젤 바쁨. 
그 당시 동방신기 신보 나올 때보다 더 바쁜게 크리스마스였음. 
사람들이 캐롤사러 엄청 오고 선물할 음반을 엄청 사가는데 그걸 꼭 포장해달라구 함. 
계산만 해도 바쁜데 죄다 포장까지 하려니 정신이 한개도 없음. 
그날 하필 전구가 하나 나감. 
매니저 언니가 전구 사오라고 심부름을 보내서 밖에 터덜터덜 나갔는데.. 
길 건너에 롯데백화점이 있고 거기가 나름 번화가였음. 
나는 지하상가에서 먼지 뒤집어쓰고 물건 포장하다가 쓰레빠에 직원 앞치마 입고 털레털레 나왔는데 
길에 캐롤 막 울려퍼지고 백화점 너무 예쁘게 전구로 장식돼있고 사람들 다 케이크 들고 쌍쌍이 너무 즐거워보이는거임. 
그 넓은 길거리에 나만 너무 초라한거임. 
전구사러 가는 길에 엉엉 울었음..ㅠㅠ 
그리고 밥시간이 돼서 옆에 있는 한솥가서 돈까스덮밥을 사왔는데 
우리 매장은 밥먹을 때 창고에서 한명씩 교대로 먹음. 
근데 그 창고가 한 2평 정도 되고 천장이 낮고 다리 펼 공간도 없는 곳에 의자 하나 덜렁 있는 곳임. 
거기 자리잡고 앉아서 돈까스덮밥을 한숟갈 떠서 입에 넣는데 시발 이게 조카게 맛있는거이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크리스마스에 남들 다 예쁜 거리 걸으면서 케이크 자를 때 나는 하루종일 쓰레빠 끌고 뛰어다니고 손가락에 쥐나도록 그 얇은 씨디 포장하다가 곰팡내 나는 골방창고에서 싸구려 돈까스덮밥을 입에 넣는데 이게 너무너무 맛있으니까 뭔가 감정이 터져올랐음ㅠㅠ 
서러움과 막간의 행복이 교차하는 가운데 돈까스덮밥 쳐먹는 순간 행복을 느낀 내가 시발 불쌍하고 막 이런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였음ㅠㅠ
소리날까봐 돈까스덮밥을 입에 가득 쳐넣고 또 엉엉 움ㅠㅠ 
밥 다 먹고 다시 또 열심히 일하고 퇴근시간 다가오니까 손님도 뜸해지고 가게도 한가해짐. 
그때 매니저 언니가 언제 준비했는지 집에 가서 가족들이랑 먹으라고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하나 줬음. 
나 감동받아서 또 눈물바다ㅠㅠ 
근데 그건 지나감. 그런 시절은 정말 다시 오지 않음. 
시간이 지나면 돈도 생기고 사람도 생기고 시간도 생김. 
오히려 그 때 해바지 않으면 영영 경험할 수 없는 거임. 
지금은 그 날 길을 걷던 평범한 사람들처럼 나도 좋은거 먹고 좋은 사람과 보내지만 나를 세번이나 펑펑 울게 했던 그 크리스마스가 진짜 평생 잊을수 없는 크리스마스임. 
힘내요 청춘들

알바생 되게불쌍하다 내가 크리스마스때 알바해봐서 아는데 크리스마스날엔 다들 애인만난다고 알바안하는게 태반인데 알바하는거보면 눈물이 찡하고 가슴이벅차오르네 나도 그기분알아 방금 크리스마스날에 알바해봣다햇자나 크리스마스날에 크리스마스날에...

가슴 따뜻해지는 노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