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못 건드리고 개인 얘기만 하시네. 중간유통이 많이 해쳐먹어서 최종 소비가격이 비싸다는 건 중간에 낀 유통관련 종사자들이 폭리를 취한다는게 아니라 중간에 많이 끼어 있어서 가격이 올라간다는 얘기에요. 중간에 하도 많이 끼어 있어서 거기에 끼어 있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대로 힘들고 최종 소비자는 무지하게 비싼 가격에 물건은 산다는 얘기라고요. 난 몇 년간 스웨덴 특파원으로 나가 있던 사람인데 거기 농산물 가격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싸요. 스웨덴 1인당 국민 소득이 7만불이 넘어요. 한국 따블을 넘는다고요. 같은 한 시간 일해도 거기는 일당을 한국보다 더블 주는데 농산물이 한국 보다 싸거나 비슷하다고요. 스페인, 포르투갈, 아프리카에서 넘어오는 농산물은 말할 거도 없고 스웨덴산 축산물도 한국 가격이랑 비슷합니다. 소득이 2배가 넘는 나라가. 거긴 COOP라고 조합이 운영하는 마트가 완전히 자리 잡고 있고 대형 마트들도 가격이 비슷비슷합니다. 농축산 생산자 조합이 스웨덴 최대 대도시 스톡홀름에 마트를 열어 다이렉트로 물건을 팝니다. 다른 기업형 마트 Willys, Lidl 같은 애들도 거기와 경쟁하며 비슷한 가격을 보이고 있고요. 그런게 유통입니다. 인건비 따블, 유류비도 한국보다 비싼데 스웨덴 자체 생산 농산물 가격이 한국이랑 비슷하거나 낮다고요. 한국같이 중간 유통이 다닥다닥 끼어 있으면 절대로 그 가격이 못 나오죠. 이미 관련 기사도 여러 번 나왔어요. 우리나라 유통 구조가 개판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끼어 있는 분들은 버티면서 힘들어 하는 겁니다. 폭리를 취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제가 그 사과유통업자 딸이고 현직자입니다. 밭계약해서 사과따고 저장하고 선별 포장해서 공판장 도매판매하고 소매판매도 합니다.
산지농민들 그렇게 헐값에 넘겨주는 바보아니고 이번에 안동공판장에서 20키로에 26만원까지 경매가격나와 무주 농민들 계약파기하고 스스로 안동공판장에 가져다 부었습니다.
그리고 윗분말대로 외국인들도 사과밭에서 사다리타기 힘들다고 하루나오고 튀고 해서 70먹은 저희아버지와 60넘은 삼촌, 78세먹은 큰아버지까지 다 달라 붙어서 사과따고 저장하느라 새벽5시부터 저녁8시까지 일합니다.
올해 냉해에 꽃이죽고 태풍으로 낙과발생하고 탄저병 피해가 커서 수확량 반도 안되는거 저희같은 유통상인도 다 감수하고 선별해 소비자와 중매인들에게 공급합니다. 가격이 아무리쎄도 수확량이 좋고 로스가 없어야 버는거지 저희 8월 조기출하한 홍로밭은 1차손해봤습니다. 비올때마다 비가 밭에 친 약을 씻고 탄저병이 번지니까요.
9월 명절전 수확하면서 선물용상품 포장해 공판장 다음주목요일부터 내보낼건데 저희 이번시즌 아직까지 마이너스에요.
유통업이 중간마진 당연히 일한만큼 먹겠지만 생물을 취급하는 분야가 거저먹고있다는 생각은 안하셨음 좋겠습니다. 그래도 사과장사 25년째하고있는데 이런가격 처음보내요. 수확량줄었는데 가격이라도 방어해줘서 살았습니다. 예년가격이라면 벌써 1억넘게 날라갔을텐데 코로나대출, 소상공인대리대출, 카드론, 햇살론까지 쓴 상황에서 진짜 윗분이 말한 자살한 사장님이 제가 될뻔했네요.
인터넷에서 언쟁하는거 무서워서 댓글잘안다는데 좀속상해서 써봤습니다.

그리고 올해설날 사과 5키로 저희가 받은 출하가격은 최하 17,000원이었습니다. 제지인은 7.5키로 배 선물용을 11000원에 똥값에 경매넣어야했습니다. 전주공판장이니 가격조회해보실수있어요.
가격 똥값일땐 유통업자가 덜먹어서 그런게 아니라 소비와 공급수량의 시장원리일 뿐인거같아요.

그놈의 중간 유통 타령.
무슨 공산품처럼 생산하는것도 아니고
산지 날씨 영향, 병충해, 출하량, 소비량 따라서 값이 변동하는건데.

유통, 보관 하는 비용이랑 인건비 같은건 계산도 안하지.
그냥 수확하면 끝인줄 아나.
저거 다 사람이 냉장창고에서 돈 부어가면서 관리해서 시장에 풀리는건데. 그냥 출하 되는데로 시정에 다 나오면 바로 똥값임.

업무 강도도 높아서 중국인, 동남아 노동자들도 빤쓰런하던데.

아버지가 유통업 30년 넘게 하셨는데 이미 팔다리허리 다 나가서 밥숫가락도 제대로 못드심. 돈은 돈데로 벌지도 못하고. 은퇴하시고도 병원비로 수백 수천씩 깨지는 중.

한철 벌때도 있는데 가격 변동율이 워낙 높아서 잠깐 올라서 벌어둔 돈 더 까먹는 경우가 하다함. 아는 유통업 사장님들 하룻밤 사이에 알거지 되서 자살한 사람 한두명 본게 아님.

20대때 아버지 수술 여러번 하셔서 대신 일 해드리다가 1년만에 디스크 작살나고 어깨 나감.

뭔 이런 글마다 그놈의 유통마진 다 땡겨먹는 것 처럼 매도하는데, 돈 그렇게 끌어모으는 직종이면 부디 본인이 하시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