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장몸부림[수정] 12-19 21:02 23.12.19 20:48
저희 아버지가 10살쯤
부모님, 저에게는 조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습니다.
조부모님 윗대이는 한 지역 땅이 모두
집안 소유였는데 일제때 세금 명목으로
다 뺏겼답니다.
죽을까봐 남은 재산을 들고
형제들이 모두 각지로 숨어 살았다고합니다.
할아버지때도 잘 사셨는데 돌아가시고 나서는
친척들이 땅이랑 뭐랑 다 가져가셨다네요.
할아버지가 빚이 있었다면서 말이죠 ㅋㅋ
크면 돌려 주겠다고 ㅋㅋㅋㅋㅋ
아버지를 포함해 4형제 모두 각기
친척집에 맡겨졌습니다.
잠을 청하던 밤에
'우리 아이들 먹일 밥도 없다'고 싸우는
친척분의 소리를 들으셨답니다.
그리고 새벽 몰래 친척집을 빠져나와서
혼자 길에서 먹고자며 생활하셨데요.
하루종일 무거운 짐을 나르고도 밥 2끼주면
감사했다고 합니다.
죽도록 일하고 한끼도 못얻어 먹을때도 많으셨데요.
그런데도 젊을때 177에 통뼈인거 보면
키는 유전적인 요인도 큰것 같네요.
(어머니가 작으셔서 제 키는 안크다는건 비밀 ㅋㅋ)
젊을때부터 일을 많이하셔서 그런지
힘도 장난없으십니다.
저도 초딩때부터 유도랑 운동을 빡쌔게해서
고딩학교가기 전까지는 팔씨름 져본적이 없거든요.
아버지에게는 힘도 못써보고 1초컷 당했습니다. ㅋㅋㅋ
체력장 항상 특급이었는데
고딩때 아버지가 달리기 해보자하셔서
웃었는데 (당시 아버지 나이 40대 후반)
달리기도 졌어요 ㅠ
전 군대 대대에서도 달리도 항상
1, 2등했는데 말이죠.
제가 크는 동안 아버지가 달리는
모습 한번 본적이 없었는데
피지컬 갑이셨습니다.
제가 초딩때 이사짐도하시고 몸쓰는 일하시던
아저씨(지금은 건축쪽으로 돈 엄청 버심)를 오랫만에 만난적이 있습니다.
ㅋㅋㅋ 저는 몰라봤는데 초딩때 절 기억하시더군요.
키도 190가까이 되시고 근육도 엄청나셨는데 ㅋㅋㅋ
아버지랑 팔씨름해서 한번도 못이기셨다네요.
그 아저씨가 어디서 힘으로 져본적이 없는데 아버지랑은 아무리해도 안됐다고 하시더라구요. ㅋㅋ
한번 이겨보는게 소원이라서 몇년동안 도전했는데 계속 그냥 지셨다고합니다. ㅋㅋㅋㅋ
예전에 아버지 초딩 동창분들이 집에 오셔서 하시는 말이
초3때 전교생에서 싸움 젤 잘하던 분을 이겼다고 하네요.
그 분은 중학교 나이였는데 학교를 늦게 들어왔었다고 합니다. 그분이 애들을 계속 괴롭혀서 아버지가 매일 그분이랑 싸우고 지면 다음날 또 싸우고해서 결국 이겼데요. ㅋㅋㅋㅋㅋ
이기고나서 주전자에 간장인지 기름인지를 받아오게해서 다 먹게했답니다. ㅋㅋㅋㅋㅋ
그때 전쟁나면 아버지 먼저 쏴죽인다고했다고 일러주시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약한 분들은 많이 도와주셨다고합니다.
어떤 아버지 동창분이 아버지 소식을 물으시고
너무 고마웠다고 보고싶어 했다네요. ㅋㅋㅋ
아버지가 중고딩나이쯤엔 권투선수가 꿈이셨다고 합니다.
어떤 관장님인지 체육관련된 분이 아버지를 보고 같이 운동해보자고 그 분 집에 데려가셨답니다.
거기서 먹고자면서 운동을 했는데
그 집도 자식들 먹일 밥도 부족한데 아버지 밥은 많이 떠주고해서 또 새벽에 도주하셨다네요 ㅋㅋㅋㅋㅋ
아버지가 조금 크고나서는 목숨을
담보로 일하셨습니다.
하루는 친구 7명인가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으셨다네요.
2일 쉬고 다시 일나가셨다고합니다.
지금도 죽는거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신듯해요.
제가 설에서 직장다닐때
아버지가 쓰러지셨단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급하게 뛰어갔어요.
심근경색이라고 병원에서는
큰병원 의사 불러놨다더라구요.
한시가 급하다고 하는데
아버지는 수술안받고 그냥 나가신다고 하더라구요.
의사, 간호사들 다들 못가게 막는데 막무가내로
나오셨습니다. 다른 가족들 울고 난리도 아니었죠.
왜 치료를 거부하는지 물어봐도 대충 얼버무리셨던것 같아요. 치료비 때문인지 뭔지 너무 궁금했는데 지금까지도 말 돌리시고 안알려주시더라구요.
그땐 침착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울컥하네요.
아무렇지 않게 집에 오셔서 주무시는데
저는 다음날까지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셔서 차에 올라타시고 일나가시길래
따라탔어요.
전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병원에서 심장이 썩는(?)다고 심장 기능이 점점 상실된다고 그냥 두면 죽는다는데
어떻게 태연하게 일을 가시지??
아무 말없이 같이 일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부모님 돌아가셨을때 어떠셨냐'고
난 아버지가 없으면 너무 힘들것같다.
가족들 위해서 수술하시면 안되겠냐
설득끝에 가겠다고 하더라구요.
큰병원에 다시 예약하고 갔는데
다행이 심근경색이 아니라 협심증이라더군요.
시술만 받으면 된다해서 시술 받고 나오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암튼 아버지는 어릴때 목숨걸고 일을해서
그렇게 꽤 돈을 모으셨습니다.
그러다가 큰 형이 장가간다는 소식을 듣고
그 동안 모았던 돈을 형에게 다 줬다고합니다.
아버지는 당시로서는 늦은 30넘은 나이에 장가를 가셨어요. ㅋㅋㅋㅋ
아버지 동네분들 말로는
아~ 니 아버지 인기 많았지~
아버지가 잘생기셔서
따라다니는 여자분들이 많았다고합니다.
근데 결혼은 늦게까지 안하셨다네요.
성묘갔을때 아버지 고향 동네 어르신이
저를 보고 니가 ㅇㅇㅇ이 아들이냐면서 ㅋㅋㅋ
너희 아버지가 지금 늙으셔서 그렇지
젊을땐 대단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ㅋㅋㅋ
어머니를 만나서 결혼하셨는데
결혼식때 그 동네에서 젤 힘쌘 분들 10명이서
아버지 발바닥 때리려고 달아 묶으려 하셨는데
10명이 계속 패댕기 쳐져서 쓰러지다 쓰러지다
10명 모두 힘이빠져 포기하셨다네요. ㅋㅋㅋㅋㅋㅋ
어머니는 새어머니에게 자라시면서
감자만 드셨다고합니다.
외할아버지가 계시면 감자 위에 쌀밥으로 덮어서 줬답니다. 항상 배가 고프셨데요.
하루도 안빼고 매일 새어머니에게 맞으셨다고합니다.
팔과 머리칼 안쪽에 안보이는 상처가 있으신데 맞아서 그러셨다네요. 5살인가 6살인가 모르는 단어의 물건을 가져오라고했는데 못알아듣고 다른걸 가져갔다고 너무 맞아서 피도 토하셨답니다.
초1때는 책을 다 외워서 전교생 앞에서 낭독도 하셨다네요. 선생님들이 애 똑똑하다고
새어머니에게 몇번을 찾아와서 공부시켜야된다고
학교보내라고하는데 새어머니가 학교는 안보내고
빨래 청소 밥.. 짐나르는걸 계속 시키셨답니다.
지금도 그 내용을 달달 외우시더라구요.
지금도 수많은 전화번호를 다 외워서 거십니다. ㅋㅋㅋㅋ
초딩때 매일 맞고 지내는걸 이모들이 아니까 안되겠어서
나이차이 많이 나는 시집간 큰이모가 데려가셨답니다.
아버지 만나기 전까지 일해서 다 큰이모에게 드렸다네요.
심성이 너무 착해서 어른들이 어머니 데려가는 사람은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어머니도 젊으셨을때 어머니 한번 보려고 남자들이 기욱거렸다고 합니다.
피부도 뽀얗고 예쁘시긴한데.. 본인 피셜인줄 알았는데 ㅋㅋㅋㅋ
연세 많으신 분이 어머니 얼굴 한번 보고싶어서
진짜 지나갈때 쳐다보고가고 그랬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어르신 말씀이 그런 사람들 많았을꺼라고 ㅋㅋ 본인도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ㅋㅋㅋ
아버지랑 결혼하고 신혼 집에가보니 그때에도 찾아보기 힘든 물새는 초가집이었데요 ㅋㅋㅋㅋㅋ
저도 초가집에 살았었음 ㅋㅋㅋㅋㅋㅋ
어머니가 집보시고는 속으로 내가 악착같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생각했다고합니다. ㅋㅋㅋㅋㅋ
아버지가 어머니 만나기전에 일을 크게 벌이시다가 빚을 당시 시세로 몇억(?) 암튼 많이 지셨다고하네요.
어머니가 임신하시고 먹을게 없어서 사료로 쓰는 곡물도 끓여드시고 하셨답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매우 잘 살고있지만..
부모님 두분 모두 어려서부터 너무 고생하셔서 참 맘이 아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