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YOU07-02 20:01
와 제 친구가 쓴줄...ㅋㅋ
나는 여름마다 홀로 구글지도에 어느 섬 찍고 가는 모험같은 휴가를 즐김. 근데 고생스러운걸 알기에, 보통 혼자감.(혼자가면 고생스럽거나 뭐 잘못돼도 내가계획한거라 절대 짜증이 안남)
근데 작년따라 자꾸 친구A가 자기 무조건 날 따라가겠다, 나처럼 해보고 싶다, 졸라댐. 고민고민하다가 ㅇㅋ함. 대신 절대로 짜증내선 안된다고 못박음. 그러고 모든 숙소, 비행기, 버스, 배편 다 내가 예약함.
그렇게 둘이 출발. 역시나 갈때부터 개빡침... 둘다 전담을 피는데, 전담을 그냥 차에 두고왔다함. 가서는 연초피겠다함. 숙소도착. 아무런 충전기를 안가져옴. 나는 이놈생각해서 그 큰 멀티탭까지 챙겨감. 하는수없이 내꺼 하나 줌.
첫날부터 밤새 계속 술마시자함. 밤새 술마시고 다음날 둘다 점심돼서 일어남. 나와서 하루일정 하면되는데, 빌려준 충전기에 휴대폰 충전을 안했다함. 하.. 하는수없이 근처에서 밥먹고 다시 숙소 돌아옴. 그와중에 내 휴대폰은 카메라사진이 개구린데 나더러 폰 좀 바꾸라고 타박당함. 참고로 나는 둘이 간 여행지에선 무조건적으로 화안내고 부처마음으로 받아주는 타입임.(둘이 여행지에서 싸우면 답이없기때문)
밥먹고 또 저녁에 술마심. 큰 사건은 여기서 발생. 모든 통역은 내가 다했는데, 어느 바에서 바텐더하고 이녀석하고 얘기하는데, 갑자기 여기서 가장 좋은 위스키를 한잔 달라는거임. 그거 둘이 나눠마심. (엄밀히 말하면 나는 한두입 마심)다 마시고 나와서 결제하는데, 90만원이 나옴. 손이 벌벌 떨림.. 뭐냐이게, 하니까 이눔이 환율도 가격도 착각함. (한잔에 70만원짜리를 7만원으로 생각했다함)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이놈도 당황하니 그냥 공동 여행경비서 결제함.
다음날 아침일찍 버스예약된거 가야하는데 또 밤새 술퍼지게 마심. 나는 빨리 들어가 자자고 몇번이나 얘기함. 다음날 됨. 아니나다를까 겁나안일어남. 화내서 깨움 버스 놓치면 배도 놓치고 다 놓친다고.그놈 어슬렁어슬렁 일어남. 벌써 무조건 뛰어야하는 촉박한시간됨. 호텔체크아웃하고 뛰려는데, 나오자마자 담배불붙히고 자빠짐. 하.. 야 그냥 걸어가며 펴. 하고 혼자 이놈 보지도 않고 빠르게 캐리어끌고 걸어감. 진짜 버스 출발1분전 도착함. 딱 타니까 예외없이 출발함. 내가 안서둘렀으면 예약해둔 버스, 배 다 놓치고 현지숙소도 나가리되는거였음.
그렇게 섬 도착. 땡볕여름이라 엄청 더웠음. 이눔은 내가 계속 재촉했던게 그랬는지 좀 삐져있음. 계속 캐리어끌고 걸어가야하는데, (또 이놈때문에 공동으로 무거운 술병들을 사서 더 힘듦) 드디어 이놈이 먼저 짜증을 냄. 언제까지 걸어갈거야 하고 짜증섞인 소릴냄. 참고참던 나도 드뎌 빡침. 야 힘들어?힘드냐고!하고 소리침. 핀잔듣고 터벅터벅 따라옴.
바닷가 감. 나는 스노클링세트부터 삼각대까지 다 가져갔는데 이눔보니 아무것도 안챙겨옴.. 그냥 바지입고 대충 수영. 나는 혼자 알아서 놂. 더 놀고싶었는데 또 빨리 가자함. 하..
그리고 그 섬엔 아무것도 할게없음. 식당도 없음. (거의무인도 급) 그놈은 술이 먹고싶은데, 왜 이런섬에 오자고 했냐, 그냥 도시에 있지,라며 꿍시렁댐. 나도 한소리함. 내 여행스케줄에 니가 따라온댔잖냐. 본인생각에 이정도 일줄 몰랐나봄. 진짜 한대 패고싶었음.
다음날은 휴가기간때문에 이녀석 혼자 먼저 돌아가고 나는 며칠더 있다 가는 일정임. 아니나다를까? 이놈 늦잠잠. 내 배도 아니지만 내가 깨움. 빨리 가야한다고. 느긋함. 속 개터짐. 이때부턴 나도 놓치던말던 니배니까 알아서 해라는 마인드로 나도 재촉안함. 슬렁슬렁 항구도착. 이미 배시간 한 3분 지남. 빨리 뛰기라도 하던가.. 배 있냐니까 이미 갔다함. 그놈은 그제서야 당황함. 어떻게 배가 바로 가냐고. 얌마 배나 버스나 원래 시간되면 바로가.. 암튼 다음배로 예약하고 나는 홀로 숙소돌아옴.
보내고 나니 속이 후련함. 드뎌 혼자 즐기겠구나.. 아니나다를까 비가 내리기 시작. 그리고 다른것보다, 이놈이 올때부터 기침을 해댔는데, 계속 나랑 음식 쉐어하다보니까, 슬슬 머리에 열이 오름. 음식 같이먹을때 분명 내가 물어봄 야 니 감기 옮는거아니냐고, 근데 본인은 옮는 감기 아니라함.(여행전 병원을 그렇게 가라고 했는데도 절대 안감)
암튼 열은 개심해지고, 급기야 앓아누움. 어기적대며 약국찾아서 해열제, 기침, 콧물약 사먹음. 여름에 감기 걸린적 한평생 없는데, 콧물이 한바가지가 나옴... 그렇게 나는 이틀을 꼬박 숙소에 누워있었고, 내 남은 여행일정까지 이놈의 잔재가 남아 다 망처버림...
시간이 흘러 지금은 뭐 잊어버리고 친하게 지내긴 하지만, 이녀석과 여행을 갈일은 두번다신 없을것 같다. 그리고 위 글쓴이처럼, 이놈은 눈치도 없이 자꾸 여행 또 같이 가자함. 하지만 이젠 나도 웃으며, 지난번 여행이 너와는 마지막 여행임^^하고 넘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