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의 형성과정도 비슷한데..

1242년, 헨리 시메오니스라는 옥스퍼드 마을 주민이 옥스퍼드 대학 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헨리 3세 왕은 시메오니스와 그의 공범들에게 80파운드의 벌금을 부과하고 옥스퍼드에서 추방했습니다.
그러나 22년 후인 1264년, 헨리 3세는 시메오니스를 사면하고 옥스퍼드로 돌아오도록 허락했습니다. 왕은 대학에 시메오니스의 복귀를 허용하라고 명령했지만, 대학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옥스퍼드 대학은 특별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1264년부터 1827년까지 약 563년 동안, 옥스퍼드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받는 모든 학생들은 헨리 시메오니스와 화해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해야 했습니다.
이 맹세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quod numquam consenties in reconciliationem Henrici Simeonis" (헨리 시메오니스와의 화해에 절대 동의하지 않겠다)


흥미로운 점은 이 맹세가 수세기 동안 지속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유와 배경이 잊혀졌다는 것입니다. 17세기 초반에 이미 헨리 시메오니스가 누구인지, 왜 그와 화해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1827년 대학 규정 검토 과정에서 이 맹세 조항이 발견되었고, 결국 폐지되었습니다. 이는 오랜 전통이 때로는 그 의미를 잃어버리고도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이 사건은 옥스퍼드 대학의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중세 시대 대학과 지역 사회 간의 복잡한 관계를 보여주는 독특한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