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저런 상황이 있었는데
대학 축제날 낮에 과대 과로 축구를 낮동안 겁나 하고 밤새 술마시고 담날 첫 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
가락시장쯤에서 한 아주머님이 짐을 들고 타시던 제 앞에 서 있다가 나즈막히 요새 애들은 싸가지가 없다고 궁시렁거리기 시작하셨죠.
그런데도 전 술기운때문에 일어나지 않았는데
아주머님이 제 무릎에 짐을 올리면서 '젊은 친구가 자리도 안비키는데 짐쯤은 들어줄 수 있지?' 하시더군요.
그 사이 버스 안에서 저는 싸가지 끝판왕이 되어가는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일어났는데
전날 축구+밤새 마신 술로 일어나면서 다리에 힘이 풀려서 쓰러지고 기둥을 잡고 일어났어요;;;
게다가 술기운때문에 핑핑 도는 상태에서 아주머니께 앉으라고 말하는게 혀가 꼬여서 '아르르리 러기 아즈세허' 같은 소리로 나왔습니다.
갑자기 버스에 정적이 찾아오고 뒤에서 한 할아버지가 '저 미친 여편네!!! 몸 불편한 학생에게 무슨 짓이야!!!' 라고 사자후를 시전하셨고 아주머님은 얼굴이 빨개져서 잘못했다고 비셨는데 저는 내리는 거라고 하였지만 술기운 때문에 몸을 주체할 수 없었죠. 그래서 차가 정지할때마다 흔들리면 뒤에서 '어이구! 어휴!!!' 이런 안타까운 외마디 함성들이 들려왔었고 아주머님은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서지도 못하고 어정쩡하게 있었고 저는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아주머님이 창밖으로 학생 미안해!!! 라고 외치는걸 보며 뒤돌아서 있는 힘을 다해 똑바로 두정거장을 걸어 집에 왔습니다.

목에 걸어준거 아니었나요? ;;

3명이 벌떡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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