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스압]흔한 쌍수 후기.txt

개드립No.81142012.08.14 10:01

안녕하세요. 집에서 놀고있는 22살 꽃다운 처녀에요. 여러분 안늉?

사연얘기하기 앞서서 꼭 익명부탁드립니다..

왜냐면 성형했거든요.ㅋ




이건 제가 수면마취로 쌍수(쌍커풀 수술) 했을때의 얘깁니다.

눈에 밑그림을 다 그리고 수면마취를 한다고 간호사 언니가 링거를 들고왔어요.

그걸보며 제가 걱정을 담아서 물었죠.

" 저 오늘 잠 많이 자고 왔는데.... 잠들수 있을ㄲ... "

.....잠들었어요.




한참 꿈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데, 꿈안에 나오는 사람들이 다 검정색이었어요.

무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저 멀리 빨간코트를 입은 꼬마가 서 있더군요.

어릴때 제가 좋아하던 코트인걸 봐서 그 꼬마가 저 같았어요.

허겁지겁 꼬마를 따라가는데 꼬마가 황금색 건물에 황금색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없이 올라가는겁니다.

그래서 아. 지금 나는 내가 성공하고싶어하는 내 욕망을 들여다 보고 있는거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그순간 마취가 깼어요.

그리고 입이 열리고 생각했던게 입밖으로 튀어나왔어요.


" 여긴, 내 내면세계다!!!!!!!!!!!!!!!!! "


의사랑 간호사 언니들이 웃기 시작했어요.





얼굴에 점을 빼야돼서 수면마취 링거를 세게 한방 더 맞았어요.

다시 내면세계로 돌아가서 허우적거리다가.

본수술을 시작해야해서, 간호사 언니가 제 얼굴을 차가운 스킨으로 닦아주며

저를 깨웠죠.

저는 비몽사몽 천천히 일어나고 있었어요.




그때 의사선생님이 잠시 의자에 앉아 점심얘기를 하시더군요.


" 김간호사. 뭐 먹을래? 자장면? 오므라이스? "

전 대답했죠.

" 오므라이스. "

의사선생님은 당황하신듯 하더니 재차 물으셨어요.

" ..........김간호사....뭐먹을래? "


전 또 대답했어요.

" 나는 오므라이스. "

김간호사언니는 고개를 못들고 웃기 시작했어요.


" ....김간호.. "

" 나는 오!므!라이!스!!!!!!!!!!!!!!!! 오므라이스!!!!!!!!!!!!!!! "



갑자기 억울하고 서러워지기 시작하더군요. 왜 나는 안물어봐. 나도 배가 고픈데!!!

오므라이스!!!!!!!!!!!!!!!!!!!!!!!!오므라이스!!!!!!!!!!!!!!!!!! 소리를 지르며 울부짖었어요.

머릿속으로는 나 왜이러는거지?! 혼란스러워 하면서도 계속 오므라이스를 부르짖었죠.


........결국 의사선생님이 배달요리책을 덮고

저에게 미안하다며 오므라이스 사주시겠다고 약속하고 난 후에 울음을 그쳤어요.





마취의 기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어요.



오므라이스 이후로 계속해서 의사선생님과 간호사언니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어요.




" 제가 어렸을 때... 어머니가 저를.....때리셨거든요. 학습지 안했다고요...

그깟 학습지가 뭐라고... 눈물이 나오네요.

울면 쌍커풀이 이상하게 되겠죠?

............마치 간호사 언니처럼??

헐, 지금 내가 뭐라고 말한거지? 내 입이 왜 마음대로 움직여?! 죄송해요.

의사선생님 코수술한건 절대 말하지 말아야지. 헉!!!!!! 죄송해요.

의사선생님 코 수술 너무 티나요. 코에 라텍스를 집어 넣으셨나.

그리고 콧속에 코딱지 있어요. 더럽게.

헉....죄송해요. 말하려던게 아니었어요!!!

김땡땡!!! 정신차려라!! 넌 아주 못된년이야!! 입을 닫아!! 죄송합니다!!!! "


생각이 그대로 입밖으로 튀어나왔어요.

의사선생님은 묵묵히 제 눈에 작업을 하시다가 화가 나셨는지

학교에서 공부할때에나 그렇게 질문하라며 타박을 하셨습니다.




점점 제정신으로 돌아오면서 저는 대역죄인이 되었어요.

의사가 눈을 올리라고 하면 " 네!!! "

간호사 언니가 뭐 하라고 하면 " 예!!!! " 최선을 다했죠.




그렇게 수술이 끝나고 집에 가는길.




버스를 타려고 엄마와 함께 병원에서 나와서 걷는데

서서히 마취가 풀렸어요. 눈이 불타는 느낌이 났어요.

눈에 뭘 집어넣었는지 시야가 뿌얘서 아무것도 안보였어요.

곧 버스가 도착해서 저는 막 달려갔죠.

앞이 잘 안보여서 몰랐는데 엄마말에 의하면

사람들을 밀치고 새치기해서 버스에 올라탔다고해요.

뒤에있는 사람들이 얼굴을 구기고 저와 엄마를 노려봤대요.

그래서 엄마가 사과한다는걸..

" 죄송해요.. 우리애가 좀...........아파서.... " 라며 뉘앙스를 구리게 사과하셨어요.

저뿐아니라 줄서있던 분들이..

..............제가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거죠.

올라타는데 어떤 아저씨가 앉아있던 남학생에게

이 학생 앉게 자리좀 비켜달라며 저를 앉혀주시기 까지 했어요.



.........이왕 앉은거.

저는 뜨거운 눈을 식히기위해 창문을 열고 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곧, 자리를 양보해준 아저씨가

" 아가야. 혹시 아저씨가 창문을 닫으면 안되겠니?? " 라며 조심스럽게 물어오시더군요.

제가 스무살이었는데요!!! 아가야!!!!!!!! 라면서!!!!!!!!

그것도!!!!! 혹시 못알아들을까봐 아주 천천히!!!!!!! 창문을 가리키시면서!!!!!

창문을 여는 제스쳐도 하셨어요!!!!!!!!!!!



저는. 아저씨의 기대에 보답하기위해.




" 싫다!!!!!!!!!! 나 덥다!!!!!!!!!!!으으에에에에에에 " 라면서 팔을 흔들었습니다!



아저씨는 깜짝놀라시면서, " 어이쿠. 미안하다! " 라면서 제 머리를 쓰다듬으셨고!

저는 그 기세로 집 가는 내내 팔을 흔들었어요!



저를 본 어머니는 맨 뒷자리로 가셔서 조용히 저를 모르는척 하셨죠!

차라리 다행이었어요!!




한참을 달려서 집에 도착했어요.

강아지가 반가워서 나오더라구요.

운동화 끈을 푸르려고 앉았는데.

강아지가 그제서야, 제 얼굴을 보더니 경기를 일으키면서 짖기 시작했어요.


.....................저는 속상했어요.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 잠이 들었죠.


수술이 망한것같아 기분이 더러웠어요.

한참 자다가 목이 말라 방문을 열고

" 엄마. 물좀 " 이라며 기어 나갔어요.



엄마방에 있던 강아지가 저에게 달려왔어요.

저는 강아지를 안아들려고 했죠.

그런데 강아지가 갑자기 짖기 시작하더니, 맹렬히 다가와 제 무릎을 물었어요.


도둑이 아닌데!

나는 도둑이 아닌데!!!! 눈이 부었을 뿐인데!!!!!!!!


누나라고 몇번을 말했는데!!!

강아지는 제 무릎을 놓아주지 않았어요!




매일!

방문을 열때마다!!!!

화장실에서 나올때마다!!!!!!

강아지는 저를 물었어요!




붓기가 빠질때까지요!!!!!!!!!!!!




끝이에요.


성형수술은 정말 잘됐고.

말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몰라요. ㅋ

새 인생을 살고있습니다. 고마워요 의사선생님.



풀리면 재수술하러 또 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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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설아님과 익명의 유저가 보내주신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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