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안면이 있는 중고 가전센터에 가서 두리번거리다가 창고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서 죽어가고 있는 새끼 고양이 한마리를 발견했습니다. 
탈진상태에 간신히 야옹거리는 게 전부이고, 이빨도 나고 눈도 떴지만 젖먹이라서 이유식도 못먹더라고요. 
자주 가던 애완동물용품점에 가서(전 혼자 사는 남자이고, 부모님댁에 애완동물이 많아서 부모님댁에 갈 때마다 들르는 곳입니다) 젖병과 아기 고양이용 우유를 샀는데 사장님과 대화 도중 들어오신 아주머니께서 무릎담요를 주셔서 따뜻하게 감싸주고, 사장님께선 우유값만 받고 젖병과 이유식은 무료로 주셨습니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냥줍하게 되어, 고마우신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잘 보살피며 물티슈로 닦아 주면서 변도 받아주고(새끼때는 혼자서 변을 바지 못하기에 어미가 핥아주면서 변을 먹습니다. 포식자에게 변냄새때문에 들키지 않기 위한 야생의 본능같은거죠) 갑자기 자다 깨서 야옹거리면 우유를 먹여주고 하면서 이틀이 지났는데
어느정도 기력도 되찾고 일어서서 움직이기도 하면서 절 쳐다보고 제쪽으로 오려고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어서 이렇게 된 김에 내가 키우자 하고 결심했는데 어제 아침에 일어나보니 싸늘하게 죽어 있더군요. 
원인은 잘 모르겠습니다.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돌보다가 세시간만 자자 하고 잠깐 잠든 사이에 죽어버렸네요.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겨우 며칠이지만 정이 들었나봐요. ...
그나마 그 추운 곳에서 비참하게 죽지 않고 제 며칠이라도 따뜻하게 보살핌 받으며 간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려고요...

주인 회사 간 사이에 집에서 하루 종일 간식 먹을 생각했을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햄찌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 접혀있던 제배에도 간식을 줘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