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헤어지고 12일

497036No.58182017.08.11 03:12

그 날 널 보내고 주저 앉아 울었다
그냥 소리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
그리고 집으로 가며 너에게 잘지내고 내 신경쓰지말고 잘 살아라고 문자를 보내며 속으로 외쳤다
잊지마라고 제발 지금이라도 좋으니 돌아오라고
집에 들어와 멍하니 있다가 찬물로 씻고 눕자말자 잠들었다

혼자가 된 첫날 일어나서 나도 모르게 잘잤냐고 글을 쓰다 멈칫하더라
씁쓸했지만 담담했다
게임을 하다 누워서 뒹굴다 다시 게임을 하고 문득 생각해보니 식사를 안 했더라
아침에 일어나면 요리부터 하는 내가, 삼시세끼 잘 챙겨먹는게 장기인 내가....
결국 그 날 한끼만 먹었지만 빈속에 약은 잘 들어가더라
11시 나도 모르게 일 잘 끝났냐고 수고했다고 글쓰다 멈칫하고 갑자기 밀려오는 그리움에 헤어진게 드디어 실감나더라
이대로 있다간 다시 널 찾아가 귀찮게 메달릴것같아 니 전화번호, 사진, 대화내용...
 너와 관련된 모든걸 삭제했지만 삭제하는 순간 그 모든걸 머리 속에 저장했더라
니가 그렇게 바보라고 놀리던 내가 그 찰나의 순간에 모든걸 기억하더라

잊지못해 뒤척이다 새벽이 되어 잠이 들고 둘째날 일어나니 또 멍청한 나는 이별을 깜빡하고 잘 잤냐고 글을 쓰다 멈칫하더라
빈 속에 약을 넣고 멍하게 있으니 니 생각밖에 안나더라
잘지내고 있는건지 궁금해 사방팔방을 뒤졌지만 소식 하나 찾을 수 없어 미칠것 같더라
돈도 없고 덥고 습한 날씨때문에 전신이 부어오르고 쑤시지만 집에 가만히 있으면 미칠것같아
결국 친구 한 놈의 꼬드김에 그 몰골로 양산까지 가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고 집에 오는 길에 습관적으로 너에게 집에 도착했다고 내일 일어나 톡하겠다고 했더라
술에 취해 자판도 제대로 못 누르는 놈이 헤어진걸 기억도 못 하고 병신같이 문자를 보내놨더라
술을 싫어해서 술을 좋아하는 너와 함께 간단히 맥주한잔 한 적도 손에 꼽는 놈이 이렇게 취했더라

셋째날 깨질듯한 머리를 감싸쥐고
어제의 기억을 후회하며 수많은 변명을 떠올렸지만 그냥 핸드폰을 끄고 멍하니 빈속에 약을 넣었다.
밥 잘 챙겨먹는게 유일한 장기인 놈이 밥도 안 챙겨먹으면서 헤어질때 니가 한 몸 망치지말란 소리에 약은 잘 챙겨먹더라
그 날은 숙취로 하루를 몽땅 날렸다
내가 생각해도 어떻게 먹었는지 모를 정도로 많이 먹었더라

넷째날 너를 만나기 전 헤어졌던 여자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잘 지내냐고 조만간 한번 보자는 말에 바보같이 여자친구에게 허락받고 보자고 했다
나도 웃기더라
그리고 갑자기 니 연락처 사진 대화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더라
미친듯 온 집안과 핸드폰 컴퓨터 인터넷을 뒤져봐도 난 참 철저하게 삭제했더라
해가지고 배가고파 돈까스를 시켜먹었다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돈까스를
니가 먹으면 안좋은 그 돈까스를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넌 함께 먹었지만
난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칼국수를 단 한번도 같이 먹어주지 못했더라
약까지 꾸역꾸역 집어넣고 멍하게 앉아 또 하루를 흘려보냈다

여섯째날 몇일전 보내버린 문자에 대한 변명을 몇 자써서 보냈다 내심 이렇게라도 연락하는게 어찌나 좋던지...
자기 때문에 힘들어하지 말고 미련버리라는 니 답장에 멈칫하더라...
애써 괜찮은척하며 담담히 잘지내라 답장하니 그 후 답장이 없더라
고마우면서도 야속하더라

일주일이 되던 날
병원가니 한달정도 더 고생할거라는 말을 들었다.
약도 다 떨어졌는데 약받는것도 깜빡하고 밖에 나온김에 친구들을 만났고 잠들기 싫어 밤을 새고 놀았다...
헤어진지 일주일이 되는날 헤어진 연인한테 연락이 오고 돌아올 확률이 높다는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귀가 얇은 나는 하루종일 설렛었지만
너는 연락한통없더라
그래도 설렌 마음 하나에 하루종일 즐거워서 좋았다

여덟째날이 되는 날 친구들과 밥먹고 너와 같이 가자했던 그 낚시카페를 갔다
가서 엄청난 놈을 낚았다
주변에서 축하해주고 신기해하는데 나는 니생각만나더라
너한테 자랑하고 칭찬받고싶고...
그게 안되기에 슬펏다
그날 집에 들어와 여러생각이 들었다
너의 카톡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지기 싫다며 널붙잡고...
어느새 나도 모르게 널 원망하고 있더라..

아홉째날 아침일찍일어나 오랜만에 공을 찼다 날씨도 더운데 미친듯 뛰어다녔다
날이 더워도 이렇게 잘뛰어다니는것을...
왜 니가 어디 가자할땐 항상 덥다고 거부했을까...
끝나고 씻고 침대에 누으니 아는 형이 밥사준다고 나오라더라
가기싫어도 차마 거절할수없어서 갔더니
여자를 소개시켜주더라
너랑 꼭 닮은.....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널 닮았지만 너랑 너무 다른게 많더라...
성격도 외모도 모든게 마음에 들더라...
그렇게 친해졌고 집에 와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 사람에게서 널 보고있더라...
미친것같다 정말
그리워하고 슬퍼하다가 지금은 원망하고 있는 너를 그사람에게서 찾고 보고있더라..

헤어진지 열흘이 지났다.
남들처럼 술에 빠지지도 하루종일 가만히 앉아있지도 너한테 울고불고 메달리지않고 잘 지낸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니 열흘을 그냥 흘러보낸것같다....
그리고 오늘도 멍하니 하루를 보냈다

열한번째날 친구집들이를 갔다
너랑 같이 가기로한 이 친구의 집들이
혼자서 친구들과 오게되었다
혹시 너도 올까 널만나면 어떻게 반응할까 하루종일 고민한 내가 바보같더라

열두번째날
니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다.....
너와 함께 갔던 곳 함께 했던 것 모든게 생생한데 니 얼굴이 기억나지않는다...
갑자기 미친듯 보고싶어 눈물이 터져나온다

새벽감성에 니가 가끔 보던 익명게시판에 혹시 니가 볼까봐 보고 그리워서 찾아올까 이렇게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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