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졌습니다

820066No.77442017.11.16 12:10

자존심, 자존감이 상한다는 말을 달고 살던 그녀에게 4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스스로 가해자인줄 알았기에 언제나 미안해했습니다.

그런줄 알았기에 마음에 들지 않거나 서운하게 해도 그때그때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가끔은 서운한 티를 내면 이해를 하는것이 아닌 저도 그렇지 않았냐는 비난만 돌아올 뿐이었습니다.

오래 사람을 만나면 서로를 닮아간다는데, 저의 단점만 닮아가는 그녀를 볼때면 나라는 사람은 장점이라곤 없는건가하는 자괴감을 달고 지냈습니다.

헤어진 후에야 알게되었습니다.

장점도 단점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고 했던 저의 모습과는 달리, 그녀는 그녀 자신에게 맞추기를 바란다는 것을요.

여전히 존재 그 자체만으로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제는 그런 사람을 만나 미래를 꾸리고 싶다고 그녀는 생각할겁니다.

더 이상 사랑할 자신이 없는게 아닌 더 이상 맞춰 줄 자신이 없다는 것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꽤 지났나 봅니다.
우리가 얻은건 추억이 아닌 시간의 소중함이겠죠.

이제는 그 소중함을 소중하게 느끼면서 살아가야겠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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