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시판들 중에서 가장 맘에 들어서 여기다가 넋두리 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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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간의 모든 대화는 싸움과 근사하다.
나와 부모님과의 대화도 당연히 그러하다.
모든 대화는 시작한지 몇 분 되지 않아, 한명의 도발성 멘트로 시작하고
ex) " 왜 Dog새ㄲㅣ 나오는 프로를 봐? 차라리 광고를 봐라. 어휴 Dog새ㄲㅣ"
차분하게 대응하기 보단 또다른 도발로 이어지는 대화.
결국 서로 한숨쉬고 짜증내고 소리지르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또 조용해지고..
또 모든 대화는 그냥 생각 나는데로 던지는 대화.
영업직이란 빌미로 30년의 절반을 술에 취해 집에오던 아빠는,
더이상 술이 없음 말을 안했고,
최근엔 안취했을때, 똑같은 말을 3~5번씩 반복하기 시작했다.
ex) "아~! 쓰레기 버려야지 맨날 뭐하는거야? 집에만 있는사람이"
"쓰레기모으는 사람 따로있고 버리는 사람 따로있네!"
"쓰레기도 안버리고 집에서 뭐하는거야?"
"어후!!!!! 쓰레기 봐"
"어이 당신! 쓰레기 쌓이면 그냥 내비두고 그래?"
그렇다고 술에 취하면 조울증마냥 신경질내다가 낄낄 웃다가 그러기를 반복.
전형적인
생각나는대로 말하기
느껴지는대로 말하기
밖에서 받은 갑질을 집에 와서 풀어보기
끊임 없는 과장과 상상. 그 상상을 토대로 또다른 주장. 그 주장을 토대로 또다른 경멸..
ex) 용돈을 안줬단 이유로 -> "자식자식 길러봤자 다~~~~! 소용없어!!!" -> "어후 애자식 잘못 기른 내가 문제지" -> "내가 나가죽어야 겠어!!! 내가 죽어야지!!!!!!!!!!!" -> "애자식가 부모를 죽이네 어후!"
난 그저 방에서 문을 닫고 이어폰을 낀채 못 들은 척을 할 뿐....
내 나이 스물 후반.
몸에 장애가 있는것도 아니고,
공부를 못해서 SKY를 못간것도 아니고,
취직을 못한것도 아니고.....
어렸을때 부터 이런 삶 속에서 살아오다, 기숙형 고등학교를 감으로써 도망쳐 나온지 10년차. 하지만 뻔한 대기업 월급받고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결혼하려면 부모님 집에서 살아야지 일년에 700만원이라도 더 아낀다..
결혼하면 다시는 보기 싫은 얼굴..
다시는 섞기 싫은 말들...
대학도, 취직도, 자차도, 결혼도 모든걸
내 힘으로 오롯이 하겠다고 다짐하고 실천한것도
이 때문이었지..
같이 대학을 다니고 회사에 들어온 친구들은 다들 주변에서 "잘나가네"소리를 듣고 부모님께 차를 선물해주고, 전세금을 지원받고... 뭐 다들 행복하게 살지만...
이런 사.치. 를 바라지 않게 된지 5년이 넘었다. 체념과 포기와 악바리 정신만 남았을 뿐.
도망가고 싶다..
팀장에게 혼나는 월요일보다, 금요일이 더 무섭다.
왜냐면 집에 3일이나 있어야 하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