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행복하고 기쁜일만 보고 듣고 하기에도 바쁜데 제 하루는 오늘도 힘이겹네요
남들이 보면 그렇게 가난한 집도 아니고 충분히 화목하고 대화도 많고 별 문제 없어 보이는데도, 그렇게 생각하면 또 이렇게 지쳐 쓰러져있으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그럴수가 없네요
주변에 털어놓고 싶지만, 너무 속얘기고 털어놔봐야 내가 개운해지더라도 남들에게 무거운 짐을 덜어놓아서 내가 편해진거보다도 남들을 불편하게 만들걸 알아서 이런 곳에 써놓는거 말고는 털어놓을 데가 없네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미래를 그리기가 두렵고 또 캄캄합니다
몸이 막연하게 좋지않아 찾은 병원에서 희귀병일수도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아직도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야하고 겉으로 심각하게 드러나는 수준은 아니라 믿어주는 사람도 없네요
부모님도 계속 부정하고 또 부정해서 진단도 못받고 군병원에서 5급 판정내리고 의병제대를 시켜준다고 했는데도 계속 부정하다보니 끝날때가 다가왔네요
지금은 그냥 저도 지쳐서 병원도 안다니고 최대한 참고 있습니다
티내도 받아줄 사람도 없고 혼자 속썩어야 하고 또 가족들도 아파하니까요
부모님은 전역하고나서 앞으로 어떻게 살건지 계속 그리라고 매번 얘기하는데 솔직히 저는 제가 어떤 미래를 살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떤걸 좋아하고 어떤걸 잘하고 어떤걸 하며 살아가야 할까요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는데 혼자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마음대로 소리도 못내고 마음대로 쉴 수도 없고 마음대로 취미를 가질수도 없습니다
가족들은 밖으로 나가는걸 좋아하지만 전 안에서 머무는 걸 좋아합니다
가족들은 저를 자꾸만 밖으로 내몰려고하고 저는 머물곳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비밀도 없고 서로서로 관심도 많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맞춰 사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학창시절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세울만한 사람이었고 계속 그래야만 했습니다
때가 있다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야한다고 했습니다
나는 남들의 기준에 맞춰져 있었고 모난 부분은 깎여나갔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를 깨닫는거보다 먼저 남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남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야하는지를 먼저 배웠습니다
하지만 남들에게 내세울만한 것들이 하나씩 꺾여가면서 갈 길을 잃었습니다
저는 결국 내세울것도 없고 남들 같지도 못하지만 내 자신은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저의 이런 모습을 못마땅해합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자식이었습니다
그것으로만 존재했습니다
착한 아들이었고 어쩌면 그들의 분신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렸을적 받지 못했던 것, 갖지 못했던것, 바지했던 것들을 주었으나 그건 내가 갖고 싶지도 하고 싶지도 않은 것이었습니다
나이를 먹어서도 여전히 저는 갇혀있습니다
행여 다른길로 벗어날까 감시하고 그들이 원하는 길을 가면 칭찬하고 지지하고 어쩌면 가끔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하면 그 분야에서 또 그들 나름의 길을 만들어 내게 줍니다
나는 나의 길이 없습니다
나는 내 모습이 없습니다
나는 나를 숨겨야만 합니다
아파도 나아가야하고 그들의 길을 걸어야합니다
맞지도 않는 옷을 입고 걸어야만 합니다
저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살아야할 힘이 나지를 않습니다
괜히 이런곳에 푸념을 늘어놔서 죄송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