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너무 존경스러우면 설레기도 하나요?

807023No.307462020.12.12 15:04

회사 선배 중에 인품이 아주 존경스런 분이 계세요.
아빠 뻘의 연세인데, 사람이 소탈하면서도 기품이 있고, 성실하고, 선한 기운이 묻어나고, 두루두루 배려 있으시고... 정말 존경스런 교수님같은 느낌이시거든요.
저랑은 업무가 겹치지 않아 말을 많이 섞고 가까이 지내지는 않는 편인데 그냥 멀찍이에서 보기만 해도 '아...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멋지지? 너무 좋다!!' 이런 느낌이에요ㅎㅎ

첨엔 그냥 좋은 사람이구나 하는 정도였는데 알수록 사람이 더 멋져서 이제는 그분 생각만 해도 설렐 정도가 됐는데 30년 넘게 살면서 누군가에게 이런 식의 감정이 생긴 게 처음이라 조금 혼란스럽네요.
절대 이성으로 보고 설레는 느낌은 아니거든요. 연애하고 싶다 내지는 자고 싶다, 그 사람이 나만 바라봐줬으면 좋겠다 이런 류의 생각은 조금도 안 들어요;;
(참고로 저는 연인이 있는 레즈비언이고, 그분은 가정이 있는 아빠 뻘 남성이요ㅎㅎ 성적으로는 조금도 안끌려요)

정확히 말하면, 저희 아빠가 무능력하고 주사가 심하고 어려서부터 전혀 가장으로서의 역할이나 제게 정서적 경제적 지지를안해주었는데, 아빠랑 너무 대비되고 저런 사람이 아빠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하곤 해요.
근데 원래 이런 정도의 느낌이 드는 멋진 분을 보면 이성적 호감과 상관없이 설렐 수도 있는 건가요?
친해지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냥 그분이 잘 되기를 바랄뿐이고... 일단 보고 있으면 기분 좋고 설레니까 이게 무슨 감정이지 싶어 좀 당혹스럽네요.
아이돌을 좋아하는 느낌일까요? 남들도 이런 감정을 느끼기도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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