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이랑 저랑 서로 없는 사람처럼 지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됐어요.
남동생은 초등학교때부터 중학교때까지 학폭을 당했는데
제가 그럴 땐 걔네들 혼내줬어요.
때린 건 아니고 말로요.
혼자 갈 때도 있고 친구들 데려갈 때도 있었어요.
남동생 담임선생님께도 말씀 드렸는데도 무심하셔서 그런지 잘 시정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애들은 또래 형들을 더 무서워하니 남자애들에게 설교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어요.
전 남동생을 주위 사람들이 인정할 정도로 진짜 많이 좋아했는데
고등학교때부터 거리감이 확 느껴졌어요.
사실 훨씬 전부터 그런 걸수도 있는데 제가 눈치가 없어서 모른 걸수도 있어요.
어느날 남동생이 20대 후반이나 되어서 자긴 누나가 정말 싫다고 누나 때문에 학폭이 더 심해진거다 말하더라고요.
원래 그 전에는 그냥 제가 싫다고만 했지 학폭 이야기는 안 꺼냈어요.
그 갑작스러운 말에 전 너무 충격 받았어요.
제 행동으로 학폭이 나아진 줄 알았거든요.
저 때문에 1대 맞을 걸 10대 맞았다는거에요.
그럼 내가 모른 척 해야 했냐 물었는데
그랬어야 했다 그러더라고요.
아마 여자애들에게도 맞아서 민망해서 그런가 싶기도 해요.
그런데 제 입장에서는 그 당시 다시 돌아가라 하면 아마 눈이 다시 돌아서 가만히 못 있을 거 같은데..
지금은 30살 정도 되보니 내 행동이 너무 생각이 없던 걸수도 있겠다 싶어요.
그 말 듣고 너무 충격이라 일단 미안하다.. 말하고는
그 다음부터 남동생과 같이 있고 싶지 않아졌어요.
예전에는 남동생이 저 싫다 해도 제가 모른척 장난치고 웃고 그랬는데
이제는 제가 남동생 피하게 되더라고요.
전 평생 남동생이 절 안 좋아해도 나는 마음속으로는 남동생 아끼겠지 싶었는데 이상하게 이제는 싫어요.
참 이상하죠.. 어째보면 저 때문에 학폭 심해진거니 미안한 마음이 한 켠에 있긴 한데 미안한 마음과 학폭 당사자보다 나를 더 탓해야 했나 싫어지는 마음이 공존해요 ㅠㅠ..
아마 남동생이 그동안 저에게 욕하고 무시하는게 장난으로 넘겼다가 진짜처럼 느껴져서 그런가봐요.
전 남동생 평생 안 보고 살고 싶은데 부모님은 자꾸 형제 단 둘인데 그러지 말라 하네요.
아마 학폭 기억으로 남동생은 자신만의 상처 갖고 저한테 그런거 같고
저는 또 그거에 상처 받고 그러는거 같네요.
어찌보면 학폭이 낳은 2차 피해일 수 있겠죠.
근데 그렇게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포용하기 보다는 그냥 남동생과의 관계 포기했어요.
저와 같은 분 있을까요?
학폭 기사 보면 전 당사자도 그렇지만 저 가족들은 어떠할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