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너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음

488875No.342932021.05.29 23:46

30초 여자사람임다.

서른 넘어서면서 소화기관이 약해지기 시작하더니

라면 1개도 완봉하지 못하는 비루한 몸뚱이로 전락해 버렸죠.

부모님이 원체 채소에 진심이신 분들이라

어릴 때부터 채소 많이 먹긴 했어요.

대보름날 나물 4~5개씩 하시고 평소에도 거의 풀밭 식사였쥬.

그래도 쓴 맛이 나는 채소류는 제게 마의 구간이었어요.

근데 서른 넘어가면서부터 이상하게 땡기기 시작해요.

시작은 머위잎이었어요.

매번 부모님이 쌈싸 드시는거 보고 호기심에 한번 먹고 입맛만 버렸던 저인데...

이젠 없어서 못먹슴다...

채소 러버에게 최애 계절은 모다?

바로 봄,여름임다...

봄만 되면 부모님 두 분이서 김천 김밥 두 줄 사서는 산으로 들로 나물 뜯으러 주유하세요.

고사리, 쑥, 민들레, 냉이, 둥글레 뿌리, 까죽나물순, 죽순...

어무니는 회사 점심 시간에 회사 근처 노는 주인없는 땅에 자라난 부추를 뜯어오실 정도.

오늘도 비름나물 무침,취나물 무침,머위 무침에 까죽나물 순을 넣은 장떡 먹었어요.

부모님 두 분이 오늘 또 시골 할머니댁 가시더니

상추랑 치커리 한 박스에 마늘쫑 한 묶음을 뜯어 오심ㅠㅠ

근데 저 지금 내일 치커리 먹을 생각에 너무 설레서 잠이 안옴ㅜㅠㅠ

방금도 부엌가서 치커리 담긴 상자 열어보고 냄새맡고 사진찍고 왔어요ㅋㅋㅋㅋ

오늘 아침에 쑥갓에 된장쌈싸서 먹으면서 치커리 먹고 싶댔는데 참작해 주신 듯.

아침에 제육볶음에 상추랑 치커리 두 줄기씩 넣고 쌈싸먹을 생각에 너무 설렘...

면 멀리하고 채식 러버되더니 6kg 넘게 빠진건 금상첨화임다. 운동 제로에요.

다들 채소 러버 되세요.

치커리는 사랑입니다.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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