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힙합래퍼 지망생 시절의 추억이여!

479394No.408732022.06.09 09:16

라임바리



래퍼 지망 아쎄이(I Say)들의 악기를 키우는 전통



레이블과 계약하고 나서 선배들 앞에서 왼손에는 마이크 오른손에는 라임노트를 쥐어들고 제대로 숨 쉴 새도 없이 악으로 몇 백 Verse를 소리내어 랩하고 싱잉해내어야 한다.



철모르던 아쎄이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선배들 앞에서 붐뱁 트랩 구분없이 20000 Bar를 쉬지않고 랩해야 했고



매일같이 선배님들과 어두침침한 녹음실에 앉아 물도 없이 조광일의 곡예사를 10000번씩 속사포 랩하느라 목은 항상 쉬어 있었다..



어느날 6974번째 동전한닢 최자파트 랩을 하던 중 절어버려 땀범벅 뢈범벅이 확 느껴지고

펜타닐을 복용하자 약기운이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대마까지 입에 물고 약기운에 얼굴이 벌게져서 있는데.



뢈(Rhyme)근출 선배님이 던밀스처럼 달려와서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입에 물고 있던 떨과 복용한 펜타닐은 바닥에 뿜어졌다.



나는 그날 뢈근출선배님께 쿵치딱치 투포리듬으로 반바보이 되도록 맞았다.



구타가 끝나고,

뢈근출선배님이 바닥에 떨어진 떨/펜타닐 토사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악으로 먹어라”



니가 선택해서 시작한 힙합 음악이다. 악으로 먹어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토사물들을 주워 먹었고



뢈근출선배님의 감독 하에 남은 동전 한 닢 마지막 매니악 파트까지 전부 랩하였다.



그날 밤에 뢈근출 선배님은 작업실로 나를 불렀다.

떨 두 개를 물고 불을 붙여 한 대를 건네주며 말했다.



“공연 중 절은 니 벌스를 아무도 대신 랩해주지 않는다. 여기는 힙합동아리가 아니다. 아무도 니 실수를 묵인하고 더블링 쳐주지 않는다. 여기 힙합 씬(Scene)에서만이 아니다. 사회가 그렇다. 아무도 니가 흘린 똥 대신 치우고 닦아주지 않아.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실수하지 않도록 악으로 깡으로 이 악물고 사는 거고, 그래도 실수를 했다면 니 과오는 니 손으로 되돌려야 돼.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그래서 펜타닐을 전부 복용하라 한 거다."



"명심해라. 래퍼는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날 나는 떨을 피지 않고도 취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그날 펜타닐에 힙합 정신을 배웠고 힙합 정신에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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