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글을 읽는다면 먼저 미안합니다.

520229No.420032022.08.19 23:11

아까 친구가 수업 끝나고 데리러 와달라고 해서 비가 쏟아지는 중에도 데리러 갔는데 함께 수업 들은 사람들과 저녁을 먹어야 한다며 빠질 수 없는 자리인 듯 말하고는 가버렸어요. 미안해서 어쩌냐는 문자가 끝이네요.

화가 나는 건지 억울한 건지 섭섭한 건지 모르겠는데, 비참해서 눈물도 나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도 나요. 저는 조울증을 오래 앓고 있어요. 그래서 이런 상황에 느껴지는 감정이 자연스러운 감정인지 아니면 병적인 감정인지 구별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저는 호구인가요? 아니면 배려가 많은 사람인가요? 어느 쪽이든 저는 너무 속상해요. 배려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또다시 배려하겠죠. 호구라는 걸 알아도 호구짓을 멈추지 못하겠죠.

친구가 많지 않기도 하고 이런 이야기를 할 곳이 없어서 여기 옵니다. 넋두리를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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