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박수홍 부모님을 보면서 부모라고 다 같은 부모가 아니라는 생각이 듦.
하다못해 우리 아버지만 봐도 그러함.
평생 본인만 알고 큰소리 치며 살아오심.
부인과 자식한테 돈 쓰는 걸 아까워하심.
하지만 박수홍 부모처럼 요구하고 자식 앞길 막는 사람은 아니라 다행임.
성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내 배우자의 부모도 보면 참 너무함.
박수홍 부모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첫째 둘째 셋째에 대한 대우가 다름.
첫째는 집안의 대단한 존재이고
둘째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아주 잘해줌.
내 배우자는 셋째인데
부모에게 하나를 해주면
부모는 신나서 셋째에게 두 개를 더 빼앗고 싶어함.
부모가 자식에게 베푸는 사랑이 참 다르다고
얼마 전에 또 느낀 일임.
올 초, 첫째의 자식이 초등학교 입학할 즈음
전화 와서는 돈 부쳐주라면서 액수까지 정해줌.
설날에 들어서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고 돈 부쳐주려고 하고 있었음.
부모로서 오지랖,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함.
하지만 셋째에게 일어나는 일에는 관심 없음.
결혼 후 오랫동안 전세살이하다가 처음으로 집 사서 이사왔는데 연락 한 통 없음.
몇 번의 만남과 명절에 이야기 함. 가족들이 다 알고 있음.
얼마 전 이사 전날, 부모한테 낼 이사간다고 전화했는데 바쁘니까 끊으라고 함. 30-40초 정도 통화했나?
이사 후에라도 궁금해서 연락할 만도 한데 연락 한 통 없음.
애석하게도 첫째, 둘째도 연락 없음.
아마도 첫째나 둘째가 이사했으면 어땠을까.
부모가 셋째한테 연락해서는 이사는 잘했는지 연락해보고 선물 사주라고 닦달했을 것임.
아마도 뭘 사주라고 지정해줬을지도.
이사한다고 가족들한테 받은 게 1도 없음.
배우자의 부모는 늘 셋째한테 뭘 뜯어내고 싶어함.
결혼 앞두고 돈 들어갈 일도 많고
전세 때문에 대출도 억대로 받았는데
전화와서는 첫째 빚 좀 갚아주라고 함.
빚을 져서 해줄 수는 없다고 당연히 거절함.
상황상 저런 요구를 할 수 있나 싶은 시기에 해서 많이 놀람.
그러고는 결혼식날 축의금 다 들고 가심.
본인한테 들어온 것은 얼마 안 되지도 않는데 다 들고 감.
배우자는 축의금 들어온 걸로 식대 계산하려고 하는데 돈 가방이 사라지고 사색이 되었고 예식장측에서 경찰 신고까지 하려고 했음.
혹시 몰라 전화해봤더니 돈 들고 이미 고속도로 타고 집에 가는 중이라고 함.
결혼 전 셋째는 정말 부모의 호구였는데
이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님.
호구에서 많이 탈출함.
용돈도 이전의 반의 반도 안 드리고
물질적으로 해달라는 요구가 있으면 핑계를 대서 대부분 안 들어드림.
셋째가 결혼 전에 티비, 세탁기, 냉장고, 김치냉장고, 청소기 등등 다 사줬는데
어느 날 티비가 고장남.
전화 와서 티비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사달라고 빙빙 둘러 요구함.
안 사드렸음.
그러니까 부모 본인 돈으로 결국 구매했음.
두 번 만나면 한 번은 꼭 큰 가전을 바꾸고 싶다고 요구함.
하지만 계속 한 귀로 듣고 흘림.
첫째, 둘째한테는 그런 요구를 안 하는 걸로 아는데
셋째한테는 지긋지긋하게 말해서 부담스러움.
부모도 적당히 해야지.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