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들러리 된 기분 나쁜 기억

921909No.488562024.01.13 19:16

저는 제일 겪고 싶어하지 않는 상황이 2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3인팟의 들러리가 되는 겁니다.

여러분들도 겪어본 적 있지 않나요?
3명이서 길을 가는데, 2명만 대화하고 나머지는 겉도는 거요.
대화에 끼어들려고 해도 지들끼리 웃느라 넘겨버리고,
내 말엔 그닥 대꾸도 안하고 내 쪽으로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물론 2인 팟에 제가 끼어든 거면 사실 문제는 보통 제게 있겠죠.


근데 니들이 나를 부른 경우면 얘기가 다르지.


아니 목적지도 알고, 가야 할 시간도 알던데.
나 안 껴도 둘이 재밌게 떠들고 있던데 왜 굳이 나를 불렀냐고.
대화하는 내내 내 쪽으론 고개 돌리기는 커녕 시선조차도 주질 않아.
내 말엔 의무적인 대답만 할 뿐이고.
내가 반응이 없으면 '그렇지 않나요 쌤?' 뭐 이딴 말만 툭 던져주는 거야.
직장에선 나름 친하니 그래도 챙겨줘야 할 것 같으니까?
나 빼면 남녀 단 둘이라 괜히 어색하니 데코레이션은 있어야 할 것 같아?
내가 바람이라도 넣어주길 바랬나?
내가 나중에라도 '왜 저 안 부르고 둘이서만 갔어요?' 라고 따질 것 같아서?
혼자 있고 싶어서 내가 먼저 나갔는데 그럴리가 있겠냐?
이럴거면 날 왜 불렀냐고.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거 잘 알아요.
악의도, 이럴 의도도 전혀 없었을 거고.
'그때 이러이러 해서 내가 기분이 나빴다' 하면 '그런 줄 몰랐다... 미안하다.'
'쌤한테 불만 있는 거 당연히 없고 무시한 거 아니었다.'
이럴 사람들이에요.

이게 제일 짜증나는 겁니다. 나만 자각했고, 상대는 영문도 모른 채 사과하는 거.
의도가 보였으면 싸워보기라도 하는데.
이 사람들은 몰랐으니까 '일단은' 사과할 거고.
그리고 나서 2가지 경우로 갈리는 겁니다.

1. 괜히 내 반응도 살피느라 눈칫밥을 먹거나
2. '아무도 안 그랬는데 괜히 민감하게 구네.' 며 속으로 아니꼽게 보거나.


진짜


....


아니에요. 제가 만만하니까, 그래도 되는 사람 쯤으로 취급했으니까.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한 거겠죠. 저도 그랬을 거에요. 아마 제가 뭔가 실수 했을지도 모르죠. 제가 자각하진 않았지만 제가 먼저 무시했을지도 몰라요. 다 똑같아요. 제가 저 둘 중 한명이었더라도 저도 그랬을 거에요.

제가 더 자신을 가꾸고 저에게 온전히 집중하면 이런 들러리 따위
되지 않았을 거에요.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 음악 좀 듣다가 운동이나 해야겠네요....

쓸데없는 짜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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