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 가르치는데 곤욕스럽네요...

241300No.516192025.01.05 02:24

학교에서 뮤지컬을 가르쳐요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극작가라는 직업을 설명하면서

육하원칙룰로 룰렛을 돌려 장소,인물,시간,배경,사건 등을 정하고 릴레이로 한줄씩 이야기를 쓰는 수업을 했어요.

룰렛에 들어가는 단어들은 아이들이 고르게 했고,

이마트,인형, 미래, 아이들이 쿠로미(악마캐릭터)를 좋아해서 쿠로미(악마) 가 나왔어요.

돌아가면서 글짓기를 하는데 결론적으로

이마트에 진열되어있던 인형이 악마괴물로 변해서 사람들을 괴롭힐뻔 했지만 그건 A군의 꿈이였다~ 라는 스토리가 나왔어요.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했고 이야기를 쓰는데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하고 만족스러운 수업이였어요.

저런 스토리를 보고, 우와 이런 내용의 웃기면서 무서운 영화가 있는데 너희들 정말 글을 잘쓰는구나! 라고 얘기를 했어요.

근데 애들이 쉬는시간에 와서 선생님 그런영화가 진짜있어요? 거짓말이죠? 그거 봤어요 에나벨이죠?? 이러길래 에나벨은 실제로 있던일을 영화로 만든거고 처키라는 영화가 있는데 사실 코미디 영화에 가깝지만 무서운장면도 나와서 너희들은 보여줄수없어 라고 했어요.

근데 아이들끼리 컴퓨터로 검색을 해봤나봐요.

그래서 어머님께서 아이들에게 처키를 보여줬냐,애가 무서워서 잠을 못잔다 그 수업을 안보내겠다 전화가 왔어요.

어머님께 스토리를 릴레이로 만드는 과정에서 인형이 움직이는 얘기가 나와서 처키를 언급했는데 아이들이 쉬는시간에 찾아볼줄 몰랐다 너무 죄송하다 실수했다 만나서 다 꾸며낸 이야기라고 설명하겠다고 했는데

여자아이들 몇명이 수업에 안오더라구요.

ㅠㅠ 그 수업이 1학년 남여가 섞여서 듣는거라 남자아이들은 살in 똥 설사 방구 칼 총 이런키워드를 던져서 저 나름대로 거른다고 거르고 흥미롭고 재밌는 이야기로 끌고간다고 끌고간건데 왜 1학년 수업에 인형이 저주받는 얘기가 나오냐며 이건 아닌거같다며 화를 내시더라구요.

아이들 앞에서 공포영화 키워드를 꺼낸건 백번 제잘못이다 너무죄송하다 아이를 만나서 상처가 생기지않게 말을 해도 괜찮겠냐 고개숙여 말씀드리고 왔는데

제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힘드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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