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다 그런건 아닙니다.txt

개드립No.172562013.03.06 10:38

세상이 다 그런건 아닙니다.txt



퇴근시간 때에 일기예보에도 없었던
비가 갑자기 쏟아졌습니다.


도로 위를 걷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뛰기 시작했습니다.


나도 이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기 위해 뛰다가
어느 건물의 좁은 처마 밑으로 들어갔지요.


그 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처지의
한 청년이 서 있었습니다.


빗방울이 더 굵어지기 시작하고, 조금 있다가
할아버지 한분이 가세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중년의 아저씨 한분이 들어
오셨고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한분이그 남은
비좁은 틈으로 끼어들었습니다.


마치 출근시간의 만원버스에서 처럼 작은처마
밑은 사람 들로 금새 꽉 찼습니다.


사람들은 비좁은 틈에 끼어 서서 하염 없이
쏟아지는 빗줄기만멀거니 쳐다보고 있었지만
비는 금방 그칠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뚱뚱한 아줌마 한 분이
이쪽으로 뛰어 오더니 이 가련하기 짝이
없는 대열로 덥석 뛰어들었습니다.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했던가요?


그 아주머니가 그 큼직한 엉덩이를 들이
대면서 우리의 대열에 끼어들자맨 먼저 와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튀겨져 나갔습니다.


그 청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쭉 훑어 보더군요.


모두들 딴 곳을 바라보며 모른척 하고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한 마디 하셨습니다.

"젊은이, 세상이란게 다 그런거라네."
그 청년은 물끄러미 할아버지를 잠시동안
쳐다보더니 길 저쪽으로 뛰어갔습니다.



비는 그칠줄 모르고 계속 내리고
있었습니다.


한 사 오분 쯤 지났을까? 아까 그 청년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비닐우산 5개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네주며
말하였습니다.
"세상이 다 그런것은 아닙니다."


청년은 다시 비를 맞으며 저쪽으로
사라졌고, 사람들은 잠시 멍 하니 서 있다가
청년이 건네준 우산을 쓰고 총총히
제 갈길을 갔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다 그런거라네"라고
말한 할아버지만이


한참 동안을 고개를 숙이고 계시더니


우산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장대비 속으로 사라져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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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글-깨알 사진- blog.naver.com/webzzing?Redirect=Log&logNo=2001460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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