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행방불명된 지 어느새 어언 1년....
이제는 남편의 그 뚜렷했던 이목구비 조차 기억에서 흐려진다...

그 동안 아껴쓰던 재산도 바닥이 난 지 오래...
이제는 월세 단칸방에서 두 자녀와 살고 있다..
이번달도 월세를 내지 못하면 그나마 지내고 있는 이 단칸방에서 마저 쫓겨난다...

어느 덧 붉게 물들었던 산마저 하얀 털옷을 입었다.. 어린 두 자녀와 이런 날에 쫓겨난다면.... 정신이 번쩍든다...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채비를 하여 새벽녘부터 집을 나선다.... 그래도 이미 직업소개소에는 발디딜 틈도 없다..

이제 내 차례가 온다..
'사장님... 어떤 일이라도 좋으니 급여가 높은 일로 시켜주세요...'
하지만 고개만 가로젓는 직원...
'아줌마... 오늘은 일이 다 떨어졌어요...'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오늘은 빈 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안된다...

그 때 모니터를 바라보던 직원이 한 마디 건넨다.
'저 아주머니... 그 일이 하나 있긴한데..'
나는 놓칠세라 무조건 하겠다고 반복해 말한다.
'저기... 그게... 찌라시인데 날씨가 이래서...
급여도 수수료떼면 2만원인데... 하시겠어요?'

내가 일을 가릴처지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바로 연락처를 받고 해당 점포에 가서 전단지를 받아 든다...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욱 냉정한 사람들의 손길에 내민 전단지는 내 손에서 길바닥으로 곤두박질 쳐진다...

순간 어젯밤 저녁식사를 하던 중 두 자녀의 대화가 기억을 스친다.
'엄마, 우리 이제 가난해? 고기도 못 먹어?'
아직 어린 아들의 말이다.. 뭐라고 대꾸하기도 전에 고등학생 딸이 대답한다.
'바보야, 그런 거 몸에 안좋아. 엄마 신경 안써도 되 난 진짜 괜찮아..'
그저 말없이 고개만 끄덕인 후 화장실로 향한다.
소리없이 눈물을 훔친다.
소리라도 새어나올까 불어터진 손으로 입을 꾸역꾸역 막아본다..

'아주머니 괜찮으세요? 여기있으시면 부딪히세요'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보니 점포 앞 길가다.
또 정신이 번쩍든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중 부끄러워 홍조를 띈 듯 분홍색 등이 켜진 정육점이 어서오라며 내게 손짓하는 듯 하다...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지폐 두장만이 내 손을 반겨준다.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 들어선다..
'아저씨, 삼겹살 2만원 어치만 주세요...'
이런 아이들이 좋아할 생각에 그만 버스비 조차 남겨 놓질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집까지 먼 길을 걸어간다...
손과 발이 돈상에 걸릴 듯 저려오지만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걸어간다..

이런 갑자기 배 속에서 신호가 온다..
황급히 주변을 둘러바지만 화장실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00역.. 그래 저기야
지하철역 공중화장실에서 급히 볼 일을 보고 나왔다.. 손 발도 조금 녹은 듯해 기분이 좋아졌다.

다 헤져버린 점퍼 속에 손을 넣어 꼭 안고가던 삼겹살을 잡아본...다... 아니.. 아니야...
그럴리 없어... 애지중지 품고 온 삼겹살이 보이질 않는다... 동시에 아이들의 함박웃음짓던 모습도 머리 속에서 흐려져간다...
눈 앞이 노래진다.. 이제 어떻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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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하다가 본문이 지워져서 ㅜㅜ
처음부터 다시 썻어요 ㅜㅜ
첫 금장이네요 ㅋㅋㅋ 난 왜 알람따위 안울리니
같이 고급유머 사용하는 사랑하는 우리형, 내 연구생 황 다삭제하고 혹시 모르니 나가기 보고 있나?

삼겹살 잃어버린분은 집에서 상추준비하고
쌈장준비하고 밥준비하고 고기구울려고 고기찾는데 고기가.없어

이유없이 피식ㅋㅋㅋ
손에 힘들어간거봐 놓칠까보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