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누나14.12.26 17:43
안녕하세요.. 개드리퍼중 하나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상담 할 곳이 없어서 이곳에 한번 끄적여 보고싶은데요.. 오늘 바로 몇 시간전에 친한친구 한명이 연락이 왔습니다. '띵띵아~ 너 A하고 B만나서 얘기한번 해 볼래?'
그래서 제가 '너 미쳤니?' 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A와 B라 함은.. 고딩때 같은학교에서 몰려다녔던 10명의 친구중 둘입니다. 제가 고딩 때 친하게 지내던 10명의 친구가 있었습니다.. 고딩때의 저는 상당히 활발하고 사교성도 많고 나름 마당발이었더랬죠.. 나쁜쪽으로는.. 제가 최고인줄알고 무서운거없고 스스로 리더라고 생각해서 상당히 이기적이고 가슴에 콕 하고 박히는말도 스스럼 없이 하는 자칭왕이었죠.. 그렇게.. 고딩생활을 남부럽지않게 잘하다가 한 명의 친구와 싸우게 됐습니다.. 그 당시 저는 자존심이 무지 쎄세 내가 굳이 애들한테 그친구 뒷담화를 하면서까지 내편으로 만들지않아도 애들은 당연히 내편이 되어 줄꺼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이미 그친구가 다른 친구들을 모두 섭렵했고 자기들끼리 저에게 받은 상처들로 서로에게 잘못한것은 서로 화해하며 똘똘 뭉쳤던겁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저랑 싸웠던 친구 한 명이 비오는 날 밤에 얘기 좀 하자고 어느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불러냅니다.. 저는 당연히 혼자인줄 알고 알바가 끝나자마자 갔습니다.. 그렇게 운동장에 다다를때쯤 비가오는데도 남여가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오더군요.. 그렇습니다.. 혼자 나와있는줄 알았던 그 친구는 같은학교 친하게 지내왔던 남학생들 대여섯과 같은 무리인 친구 대여섯을 불러놓고 술을 마시고 저를 불러 냈던 겁니다.. 순간 한번도 경험 해바지못했던.. 정말 말로만 들었던 무서운 일들이 벌어질꺼라는걸 직감적으로 깨달았지요.. 아니나 다를까.. 친구였던 여자아이 C와 D가 제 싸대기를 줄기차게 날려댔습니다.. 뒤에서 구경하던 남자아이들은 낄낄거리면서 웃었구요.. 정말.. 수치스럽고 모욕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너무 무서웠거든요 그 상황이.. 때리면 때리는대로 맞고 비를 맞으며 집에 돌아왔습니다.. 집에와서 거울을보니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퉁퉁부어서는 병원에가보니 귀에 고막도 터졌더군요..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인과응보이지요.. 인과응보인걸 알지만 분하고 수치스러움과 모욕감이 절 덮쳐왔습니다.. 그렇게 남은 3학년 2학 기를 보낼 생각을 하니 정말 끔찍하더군요.. 그래서 평소 조용하게 지내던 제가 아니었기에 도저히 학교에 갈 용기가 없어서 한달동안 집을 나가서 살다가 돌아왔습니다.. 수면제도 백알먹고 문득 절 키워주신 조부모님이 생각나서 스스로 응급실로 가 위세척도하고.. 그게 소문나서 완전 쌩쑈한 또라이로 각인되고.. 교무실에 찾아온 저희 부모님한테 "하, 씨발 존나 짜증나네" 이러고 평상시 저희집에 자주 놀러와서 밥도먹고 자고 가기도 했던 친구들이 그러는걸 보니 부모님은 정말 황당하고 기가막히셨죠. 담임 선생님께 상담도 드려봤지만 교감을 앞두고 계신 선생님은 오히려 절 문제아로 생각하시며 저희 할머니께 있지도 않은 얘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제가 뭐 산부인과를 들락거린다는 소문이 있다나뭐라.. 기가막혔습니다. 정말 학교생활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아이들의 괴롭힘은 나날이 심해졌지요.. 제 사물함에 쓰레기 부어넣기, 벗어놓은 잠바랑 베게 발로 밟아놓기,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책상 뒤집어놓기 뭐..가지각색이더군요.. 그래도 저 키워주신 조부모님 위해서 꾹 참고 졸업했습니다. 그렇게 졸업하고.. 약2년동안 대인기피증과 정신적인 문제 너무 심해서 병원도 다니고 집에만 쳐박혀 살았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요.. 그래도 아직까지도 꿈에 아이들이 나타납니다. 다시 괴롭힘을 받거나, 옛날로 돌아가 잘 지내거나, 항상 같은 패턴이죠.. 트라우마가 너무 컸나봅니다.. 인과응보라는걸 알면서도 사람마음이라는게..참... 근데 그 친구들 중 A와 B라는 친구와 연락이 된 제 친한 친구가 화해를 권합니다.. 애들이 이제 성숙해지지 않았겠냐고.. 그래서 혹시나 하고 친한친구 카스를 보니 이미 그친구들과 친하게 댓글도 달고 장난도 치더군요.. 처음에는 용서하기 힘들어도 화해하고나면 내 마음이 좀 편해지겠지.. 였는데, 지금은 친구 카스를 보고나니까 내가 화해를 안하면 이런거 맨날 눈팅하면서 혼자 씁쓸하고 외롭고 친한친구마져 얄밉게 느껴져서 멀어지겠다싶더라구요..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쉽사리 용서가 안되는데 용서는 해야겠고.. 아직도 그 생각만하면 끔찍하고 눈물나고.. 제가 잘못한거 인정하는데 애들이 너무 심했던 것 같고 졸업 후 계속 정신적으로 힘들었던거 생각하면 화나고.. 저... 어떡해야하죠..? 친구가 별로 없어서 물어볼 곳이 없네요.. 죄송해요.. 신성한 유머어플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