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손을비트는네속을뒤트는나와피튀는배틀을2014.12.26 22:38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예림 (연세대학교 학생), 송명자 (연세대학교 청소노동자)
어느 여대생의 따뜻한 손편지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손편지는 여대생이 본인의 학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 아주머니들께 드린 것이었는데요. 제가 그 편지 일부를 잠깐 읽어드리겠습니다. 이런 내용이었는데요. ‘학교 시설을 책임감 없이 사용하는 저희 때문에 너무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날씨도 계속 추워지는데 고운 손 관리하세요.’ 이 편지글과 핸드크림을 함께 선물했습니다. 참 고운 마음씨의 여대생,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학년 이예림 학생입니다. 안녕하세요?
◆ 이예림> 안녕하세요.(웃음)
◇ 박재홍> 반갑습니다. 마음만 착하신 게 아니고 목소리도 예쁘시네요.
◆ 이예림> 아니에요.(웃음)
◇ 박재홍> 지금 본인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는 거 알고 계세요?
◆ 이예림> 화제가 될 줄은 몰랐는데요. 아주머니께서 연락주셔서 그때 알았어요.
◇ 김현정> 무엇보다 화제가 된 것이 이 편지와 선물을 받은 청소노동자 어머님의 아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감사글을 올렸기 때문이었어요. 예림 씨는 처음에 선물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하신 거예요?
◆ 이예림> 평소에도 느낀 건데요. 시험기간 때 제가 기숙사에서 계속 공부 중이었거든요. 새벽에 잠깐 화장실에 나왔는데 화장실 상태를 보고 조금 충격을 먹었어요. 그래서 ‘아, 이거 정말 치우려면 아침에 정말 장난 아니시겠구나.’ 라는 생각이 그때 다시 한 번 들었고요. 처음에는 고무장갑을 항상 끼시니까 고무장갑 말고 털장갑을 쓰시라는 의미에서 털장갑을 선물해 드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사이즈도 모르고, 어떤 취향이신지도 모르고 해서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그냥 핸드크림으로 드리는 게 낫겠다 싶어서 그렇게 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처음에는 털장갑에서 핸드크림으로 바꾸셨군요. 그러면 평상시에 아주머니들을 만나면서 어머니 같기도 하고 또 가까운 이모 같은 마음이 드셨나봐요?
◆ 이예림> 그런 마음이 제일 많이 들었던 게, 사실 그 연세에 그 몸으로 저희도 못 나르는 짐을 나르기가 되게 힘들잖아요. 그런데 그런 걸 너무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무덤덤하게 일을 하고 계시는 걸 보면서 그리고 저희가 짧은 바지를 입고 돌아다닐 때도 감기 걸린다고 꾸중 아닌 꾸중하실 때도 있었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거기서 저희 엄마나 이모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박재홍> 짧은 옷 입고 다니면 감기 걸린다는 말씀을 하실 정도면 거의 딸같이 생각하신 거네요.
◆ 이예림> 그렇죠.
◇ 박재홍> 그래서 편지와 선물은 언제, 어떻게 전해 드린 거예요?
◆ 이예림> 시험기간이 끝나자마자 저희가 기숙사 퇴사를 해야 해서요. 마지막으로 나가는 길에 잠깐 로비에 들러서 경비 아저씨들한테 빵을 드리면서 옆에 계시는 아주머니께 네 개 선물로 준비한 걸 드리면서 아주머니들께 전해 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박재홍> 아주머니는 총 네 분이셨는데요. 그중의 한 분이 거기에 계신 거였군요. 그리고 거기에 있던 경비 아저씨께는 빵을 선물로 드렸고요. 아저씨께서 뭐라고 하시던가요?
◆ 이예림> 그때 뭐라고 말씀하셨냐면, 사실 선물 같은 걸로 표현하는 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진짜 오며가며 인사하는 것도 되게 피로회복제가 되거든요. 그래서 그때 경비아저씨께서 요즘 젊은 애들한테서는 인사를 잘 안 해서 정수리 보기가 되게 힘들다고 그렇게 우스갯소리도 하셨던 걸로 저는 기억하고 있어요.
◇ 박재홍> 정수리를 보기 힘들 정도로 학생들이 인사를 잘 안 하는데 우리 예림 씨는 인사도 평상시에 열심히 하셨군요. 예림 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반가워하셔서 좀 놀라셨겠네요?
◆ 이예림> 그렇죠. 저는 되게 작은 선물을 드렸다고 생각을 했는데요. 저한테 문자도 몇 번 주셨었어요. 선물 받으신 분들 중에서 너무 고맙다고 저한테 꼭 다시 인사를 하고 싶은데 학생 얼굴을 몰라서 문자 보낸다고 그렇게 연락도 몇 번 왔었어요.
◇ 박재홍> 그러면 그 아주머니 뵙고 싶으시겠네요?
◆ 이예림> 네, 만약에 또 기숙사 들어가게 된다면 또 반갑게 인사를 해드려야겠죠.
◇ 박재홍> 그래서 저희가 지금 모셨습니다.
◆ 이예림> 진짜요?
◇ 박재홍> 저희가 진짜로 모셨습니다. 송명자 어머니가 연결돼 있거든요. 송명자 어머님, 나와 계십니까?
◆ 송명자> 안녕하세요?
◆ 이예림> 안녕하세요.
◆ 송명자> 예림 학생, 너무 고마워요.
◇ 이예림> 아니에요.

청소 아주머니에 보낸 손편지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캡쳐)
◆ 송명자> 제가 A동에 있고, 학생은 B동에 있거든요. 그래서 예림 학생 얼굴을 몰라요. 그런데 쪽지를 주고 가서 너무 고마워서 제가 아들한테 보여줬더니 우리 아들이 올렸나봐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어머님은 대학교에서 청소일 하신 지 몇 년이나 되신 거예요?
◆ 송명자> 7년 좀 넘었어요.
◇ 박재홍> 굉장히 오래 일하셨네요. 7년 동안 이렇게 선물을 전해주거나 손편지를 전해 줬던 학생이 있었습니까?
◆ 송명자> 선물은 가끔 받았는데 손편지는 처음 받았어요.
◇ 박재홍> 그래요?
◆ 송명자> 네. 그래서 제가 지금 쪽지와 핸드크림을 안 쓰고 집에 보관을 해 놨어요.
◇ 박재홍> 일부러요? 손을 곱게 관리하시려면 그래도 쓰셔야죠. 요즘 날씨도 매우 추운데요. 학교에서 일하시면서 제일 힘드신 건 어떤 부분이세요?
◆ 송명자> 안에서 일하니까 춥지 않아서 힘든 건 없는데요. 요즘은 학생들이 이사를 나가고 새로운 학생들이 있으니까요. 그 쓰레기 내리는 게 짐이 너무 무거워서 그게 힘들죠. (웃음)
◇ 박재홍> 그렇죠. 학기말이 되면 책 같은 거 많이 버리고 가고 그러니까요.
◆ 송명자> 그런 게 많이 힘들어요.
◇ 박재홍> 저도 참 감사의 말씀 드리고요. 예림 씨?
◆ 이예림> 네.
◇ 박재홍> 예림 씨도 이 기회에 감사의 말씀을 직접 말씀 전해 주시죠.
◆ 이예림> 안녕하세요.(웃음) 저는 그냥 항상 너무 감사드리고요.
◆ 송명자> 학생 너무 고맙고, 공부 마치고 훌륭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 박재홍> 예림 씨는 A동 그리고 어머니는 B동에 계신다고 하는데요. 조만간 또 얼굴 보고 반갑게 인사 나누시면 좋겠습니다. 두 분 모두 복된 성탄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 송명자>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예림 씨. 선물을 드렸던 어머님을 전화로 만나셨어요.
◆ 이예림> 네, 너무 눈물나네요. 이렇게도 전화가 가능할지 몰랐어요.
◇ 박재홍> 또 방학 끝나고 아주머니들 만나면 어떤 말씀을 나누고 싶으세요?
◆ 이예림> 저는 그거죠. 중요한 건 저부터 화장실을 깨끗하게 쓰고, 쓰레기 버릴 때 분리수거 하고 이런 걸 지키면 문제될 건 없다고 생각하고요. 지인들이나 다른 대학생들도 많이 이 소식을 접해서 좀 한번이라도 인사하는 문화가 다시 생겼으면 좋겠어요. 원래 한국은 인사를 되게 잘하는 나라잖아요.
◇ 박재홍> 그러니까요. 인사 한 마디가 세상을 가깝게 만드는 그런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 이예림> 맞습니다.
◇ 박재홍> 우리 이예림 학생, 굉장히 기대가 많이 되는데요. 앞으로 어떤 꿈을 갖고 계세요?
◆ 이예림> 저는 지금은 교육행정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교육정치학 쪽으로 계속 나갈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열심히 공부하셔서 좀 더 아름다운 세상, 살기 좋은 곳을 만들어주세요.
◆ 이예림> 알겠습니다.
◇ 박재홍>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예림> 감사합니다.
◇ 박재홍>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따뜻한 손편지의 주인공, 연세대학교 2학년 이예림 학생 만나봤습니다.
#아침에 출근길에 즐겨듣는 라디오에서 인터뷰 나왔더라고요. 연세대학생 훈훈~아주머니 말씀처럼 나중에 훌륭한 사람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