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롬증후군이라고하죠

아닌듯..요.
생존의 위협이 없었고
집단내 고립도 없어보이고..

일단 
가해자로부터 벗어난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으니.

문득 군대생각이 나서 씁니다. 진짜 저랑 안맞아서 허구한날 갈구는 선임이 있었어요. 이등병까지는 욕하는대로 다 먹고 죄송합니다 만 달고 살았죠. 그땐 제가 더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다 일병때 장마비에 부대 근처에 산사태가 났습니다. 크게 난건 아니고 덤프 3대정도 분량... 피해는 없었지만 정리해야하는정도요. 새벽기상해서 4시간정도 비맞으며 삽질하니 온몸에 흙이며 땀이며... 엄청찝찝했죠. 끝나고 중대원들 다 막사에서 고생했다며 씻는데 그 선임이 개쌍욕을 하면서 간부들 나왔는데 자리 안지키냐고 행정반에 가서 앉아 있으라는 겁니다. 지는 당직근무랍시고 삽질하나 안한 놈이... 근데 저한테 고생했다던 고참들이 의외로 다 입다물고 가만있더라구요? 그 선임이 밖에서 좀 놀다왔는지 체격도 크고 소위 산적같았거든요. 뭐 그래서 쫄았는지 일병보단 상병편을 들어야 나중에 편하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때 느꼈죠. 

아... 이새끼는 그냥 내가 싫은거구나. 내가 잘보일 필요가 없는 새끼구나.

개쌍욕 하나하나 말대꾸하면서 눈 마주보면서 씻고가겠습니다만 앵무새처럼 한 5분은 반복한거 같습니다. 금방이라도 한대 칠거 같더니 나중에 보자고 가더라구요. 아주 제대로 한대 맞고 영창 보내버리려고 했었는데. 

근데 한번 그런 각오하고 개기기 시작하니까 점점 그 선임이 별거 아니라는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제자랑이지만 저도 나름 S급소리 들으며 군생활 해서 그 윗선의 터치는 일절 없었습니다. 빵꾸 안내고 아래애들 챙기고 고참들하고 담배 같이 피운게 다인데요. 물론 그 선임도 S급소리 듣는 양반이었어요. 다 잘하는 그런 스타일... 
그래도 나름의 룰로 둘이 있을때만 개기고 다른사람 있을땐 공손하게 했죠. 둘이 있을땐 주먹질 직전까지 간적도 좀 있구요. 부당한거 아니면 욕도 각잡고 먹고 시키는것도 다 했습니다. 
그러다 뭐가 어찌된지 모르지만 몇달후 상말에 전출을 간다고 하더라구요. 보통 그짬에 다른부대 가면 유령되니까 잘 안가는데 뭔일인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제가 원체 싫은놈한테는 아예 신경을 꺼버리는 성격이라;
암튼 가기 전날 내무실에 과자하고 냉동같은걸 잔뜩사놓고 회식하면서 이런저런 얘길 하더라구요. 그러다가 저한테 물어봅니다. 자기 가서 이제 시원하겠다고. 안봐서 좋겠다? 하길래 각 딱 잡으면서 태어나서 가장 기분좋습니다! 해버렸습니다. 빈말도 안나오더라구요 ㅋ 다들 빵터지는데 화내긴 뭐한지 그냥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평생 얼굴 안마주치고 잘 살고 있죠. 
군대추억팔이에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 제말의 요지는,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한테 굳이 잘해줄 필요 없다는 겁니다. 어차피 모두가 날 좋아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막판 추억팔이든 부활하려고 심복심기든 그 상사한테 신경 끄시는게 앞으로도 편하실거 같네요.
하도 오래전거고 저도 정주행하다 쓰는거라 보실지는 모르겠습니다. 행복하세요.

포기하면 환불 못해준다해서 움찔움찔하다가 뛰어내리던 기억이 나네.

3년전 인제 번지점프장에서....

빙시니냥?

첫 번지점프의 기억은...
메트에서 엉거주춤 내려오는데..

그냥 한 없이 아팠었다는 기억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