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제 스무살된 대학생입니다.
어제 금요일 용인시청에서 주최하는 "버킷 리스트"? 라는 행사에서 저하고 같은과 동기 3명 이랑 (저만 남자고 나머지 3명은 여잡니다)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가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어르신들 모아서
전국 노래자랑 비스무리 하게 하는거더군요.
(봉사는 그냥...행사 진행자들 잡일 해주고 거동 불편하신 어르신들 도와드리고 이 정도입니다.)
봉사 하면서 하면서 어르신들 특유의 똥고집(?)과 귀가
잘안들리시는 것 때문에 많이 힘들긴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어차피 봉사하러 온거니까요.
문제는 맨 마지막 순서인 경품추첨 시간에 터졌습니다.
추첨방식이 공연입장 할 때 받은 번호표를 가지고 있다가 무대 앞에서 그 번호를 부르면 경품을 받아가는 형식이였습니다.
근데 이 번호표를 행사 진행하는 사무국장님이 봉사자들한테도 한개씩 나눠 주셨거든요...
경품은 공연장 안에 있는 어르신들 거의 다 드리고도 남을만큼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를 포함해서 같이 봉사온 동기 3명 다 경품을 받았습니다.
저는 작은 커피잔세트? 그런걸 받았습니다.(커피잔,잔받침 2개씩 들어있는 것) 별거 아니었지만 어쨌든 경품
받은거니 기분은 좋았습니다.
근데 어떤 할머니께서 갑자기 제 손에 들려있는 경품을 잡으시더니.
나 여기까지와서 아무것도 못가져 가면 우리 할아범한테 맞아 죽어, 응? 총각 미안해 이거 나좀줘 응?
이러시면서 제 선물을 뺏으시고는 공연장을 나가시더군요.
너무 어이가 없고 기가막혀서 그냥 웃겼습니다.
다시 가서 화내면서 돌려달라고 할까 생각해봤지만,
돌려달라고 해서 돌려줄 사람 같았으면 애초에 뺏어가지도 않았을거고 이런 봉사하면서 저런 노망난 어르신들 본거 한두번도 아니고...그리고 애초에 저런 경품이
뭐라고 가서 실랑이 해봤자 저만 화나서 손해일거 같아서
그냥 기부했다~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공연장안에서 경품을 다 나눠드리고 이제 홀(?) 같은데서 다른 경품인 쌀을 나눠드리고 있었습니다.
근데 어르신들이 이걸 경품이 아니라 그냥 "당연히 받아가야 하는 것" 처럼 생각하시더군요 당첨 아닌데도 받아갈려고 하고...안된다 그러면 왜 안주냐고 화내고...
정말 아비규환이 따로 없었습니다.
근데 아까 제 선물을 뺏어간 할머니가 거기서도 쌀을 달라고 하고 있더군요.
물론 당첨이 아니셨습니다.
사무국장님이랑 직원들은 이 할머니랑 쌀 못준다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구요
(알고 보니 이 할머니가 상습범이라고 직원분들이 말하시더군요...행사때마다 경품 달라고 때쓴다고)
그런 와중에 옆에서 봉사자들은 이제 모여서 인증촬영만 하고 가면 끝나는 상황이였습니다.(이때 진짜 빨리 끝내고 가고 싶었습니다 어르신들이 난장판 치는 상황이라 봉사자들도 다 짜증나고 지친 상태였거든요)
모여서 동기 3명 들한테 "저 할머니가 내 경품도 뺏어갔다?"하면서 그냥 별거 아닌듯이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갑자기 동기 한명이(이 분은 21살 입니다 저보다 누나에요.) 그걸 왜 뺏기냐고 사무국장님한테 말해서 받아오라고 하더군요
근데 저는 별로 대수롭게 생각안하고 있었거든요.
다시 찾아올 생각도 없었고 그래서 누나한테
괜찮다 그냥 빨리 끝내고 가자
어르신들 노망난거 한두번 보는것도 아니고
저게 뭐라고 그렇게 열을 내면서 까지 가지고 싶지도 않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이 누나가 제 말을 무시하고 "무슨 소리야 아닌건 아닌거지"라고 하면서
사무국장님을 부를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다급하게 몇번이나 말했습니다
"누나 저 진짜 괜찮아요 그냥 가요
말하지마요, 말하지마요, 일 복잡해져요 제발."
하지만 누나는 끝내 그 할머니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사무국장님한테 제가 그 할머니한테 경품을 빼았겼다고 말했고 안그래도 그 할머니한테 화가 잔뜩 나있으시던 사무국장님은 제 경품을 할머니 한테 뺏어서 저한테 다시 돌려주시다가
할머니한테 뒷목을 잡히셔서 쓰러지실뻔 했습니다.
상황은 더 아수라장으로 변했구요
저는 제 말을 무시한 누나한테 너무 화가 나서
경품을 바닥에 집어 던지면서 소리 치면서
'왜 사람말을 무시하냐고 일 복잡해자니까 말하지 말라고 내가 괜찮다고 했잖아요'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누나가
이게 맞는거고 너 생각해줘서 그런건데 왜 화를 내냐고
그러더라구요... 동기 한명은 너 지금 누나한테 뭐하는거냐고 그러고...
그래서 서먹서먹하게 사진촬영 끝내고 나오면서 동기가 옆에서 따라오면서 누나가 너 생각해줘서 그런건데 왜 그러냐...맞는일 한거 아니냐...누나한테 사과해라...
그래서 일단 알겠다고는 했는데
제가 그렇게 잘못한건가요??
제 입장에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네요
사람이 하지 말라는 짓을 해놓고 왜 했냐고 그러니까
너 생각해서 그런건데 왜그러냐니..;;;
일단 제가 흥분해서 소리 높인건 잘못 맞는거 같습니다.
이 누나랑은 아직 연락 안하고 있고 제가 먼저 전화해서
사과 할까 하는데 어떻게 사과하는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