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하나씩 시 or 글을 소개할거랍니당.

205084No.125862018.07.05 15:41

이유는 없어요.
열흘동안만 올릴게요.
혹시나 좋아하시는 작가분이나 책있으면 추천도 해주세요 :)
첫 시는 요즘 제일 좋아하는 박준님의 글로 시작해요.

방에서 독재했다
기침은 내가 억울해하고
불안해하는 방식이었다

나에게 뜨거운 물을
많이 마시라고 말해준 사람은
모두 보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팔리지 않는 광어를
아예 관상용으로 키우던 술집이 있었다
그 집 광어 이름하고
내 이름이 같았다
대단한 사실은 아니지만
나는 나와 같은 이름의 사람을
한 번도 만바지못했다

벽면에서 난류를
찾아내는 동안 주름이 늘었다

여름에도 이름을 부르고
여름에도 연애를 해야 한다

여름에도 별안간 어깨를 만져 봐야 하고
여름에도 라면을 끓여야 하고
여름에도 두통을 앓아야 하고
여름에도 잠을 자야 한다

잠,
잠을 끌어당긴다
선풍기 날개가 돈다

약풍과 수면장애
강풍과 악몽 사이에서

오래된 잠버릇이
당신의 궁금한 이름을 엎지른다


여름에 부르는 이름 《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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