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애옹이 마지막 일기

164350No.219782019.09.26 10:29

그저께만 해도 괜찮았거든요. 제가 아침에 가면 열심히 나와서 비벼주고 했는데 어제는 웬일인지 옆에 안오더군요. 닭가슴살 줘도 안먹고.

오늘은 불러도 잠만 자길래 왜 저러나 싶었는데 애옹이를 많이 키워본 협력사 사장님이 그러시더군요.

세마리 중 한마리는 이번주 내로 죽을거고 한마리도 밥 안먹는거 보니 근시일 내에 간다.

태풍 때 비를 아주 많이 맞았다네요. 그것보다 저는 얘가 아픈걸 몰랐어요.

저도 어제 사표 수리 받았고 이번주 금요일까지만 일해서...

오늘이나 내일 성대하게 참치, 닭가슴살 파티 해주려고 했는데 계속 잠만자네요. 어둡고 손이 안닿는곳에서 계속 잠만 잡니다.

강두는 잘먹고 다른 애들꺼 다 훔쳐먹더니 살아남았어요. 저랑 가장 사이안좋은 애옹이라 파티는 안해줄겁니다. 비즈니스적인 관계니까요. 세상의 쓴 맛은 자두랑 호두가 보네요.

분명히 태풍 전에 셋이 모여서 비 피하라고 쉘터를 만들어줬다는데 좁으니까 강두가 호두와 자두를 핍박하고 몰아낸 게 분명합니다.

그나저나 애옹이 마지막 인사를 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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