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혼자가 되면

630694No.245992020.02.18 00:28

저 혼자 잘 지낼 수 있을까요


현재 애인이랑 약 2년 10개월 정도 만났는데요

맨날 상대방 쪽에서 먼저 배려 없는 행동 하고

전 화나고

상대는 뭔 상황인지 몰라서

제가 직접 설명해주고

사과 받고 저는 또 화 풀고

이런 패턴이 너무 지긋지긋하고

더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헤어질까 생각 중이에요..

헤어지고 나면 후련할 것 같기도 한데

한편으론 제가 무너져버릴까봐 겁나네요...

기질적으로 우울이랑 불안이 많아서

그나마 이 사람이 옆에 있는 몇 년 동안

누군가가 내 옆에 있다는 사실에 든든했었는데

그렇게 의지했던 사람이 계속 배려 없는 행동을 하고

자꾸만 상처를 줘서

이럴거면 차라리 그만 만나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막상 또 헤어지게 되면

제가 혼자 버티기가 너무 힘들어서

많이 우울할 것 같고...

모르겠어요..

저는 성격이 어떤 상황에서 내 것보단 남의 걸 먼저 챙기고

뭔가 말하기 전에 이런 말을 들으면

상대방 기분이 어떨지 생각하고 말하는 편이에요

제가 착하다는게 아니에요

워낙에 미움받는걸 싫어해서

눈치를 많이 보고 최대한 배려심있게 행동하는 편이에요

그 만큼 예민하고 상처도 잘 받구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 사람한테도

많이 배려하게 되는데

이 사람은 그런게 안 베어있어서

항상 상대방 기분이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말하고 행동해요

나쁘고 이기적이라기보단

성격 자체가 그래서

남한테도 저렇게 둔하고

본인한테도 둔해요

어지간해선 쉽게 상처받거나 기분 나빠하지 않아요

그래서 여태 이 사람 말이나 행동에

제가 기분 상하는 일이 생길 때마다

어째서 기분이 나빴는지 설명해주고

이 사람도 입장 바꿔 생각해보니

충분히 기분 나빴겠다며 사과했는데

여전히 그런 행동들이 계속 나오네요...

근데 저도 제가 웃긴게

제가 배려해준 만큼

당연히 상대방도 그럴거라는 기대를 안하면

이렇게 상처받을 일도 없을텐데

왜 혼자 배려하고 기대하고 혼자 상처받는지..

쟤도 참 안변하지만

저도 한결같네요..

너무 정이 떨어져서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은데

혼자가 되면 세상이 너무 살기 힘들 것 같아요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ㅜ

이런 얘기 할 사람도 없고

혼자 너무 우울해서 끄적여봐요ㅜ

다들 좋은 밤 보내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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