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는하는데 진행이안돼요

333792No.262292020.05.05 00:31

남자친구랑 약 1년정도 되어갑니다.
소개팅하고 사귀자고 할 때부터 진지하게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싶다고 했고 남친의 형도 만났어요.
부모님도 절 궁금해 하신다고 하고
남친은 부모님과 결혼 시기, 집 등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저에게 말해주었어요. 제가 부담스러울까봐 대략적으로~ 이래~ 넌 어때? 합니다.

저는 사실 가난한 집의 딸입니다.

부모님 사업실패 전까지는 좋은 대학에 교환학생도 다녀오고 취업도 좋은 직장에 취직을 잘했습니다.
혼기도 꽉찼고 그동안 결혼하자는 남자친구도 몇 있었는데 결혼 이야기가 나오면 제가 도망을 갔어요.
사소한 그사람의 단점을 무기로요.. 비겁하지만 그땐 그냥 그사람들이 부족하다고 합리화했어요.

이제 결혼하고 싶은 남자가 생기니
그간 제 마음은 두려움으로 인한 비겁한 도망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저희 부모님은 망해가는 사업을 붙들고 컨테이너에 사세요. 이건 정말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어요.
이건 부모님 고집이라 (빚청산이 먼저다) 수년간 설득해도 어찌하지 못했어요. 저는 따로 나와살며 사업에 필요한 수천만원을 몇차례 해드리며 저도 나름 마음고생 많이하며 살았구요..

무서워요. 이런 제 사정을 남친이 알까봐.
그리고 뒷걸음질 칠까봐..
집이 어려운 환경이라는 건 대략 알지만
부모님이 그렇게 사시는 걸 알면 제가 싫어질 것 같기도 하고(아니겠지만) 그냥 너무 창피하고 이런 마음이 부모님을 창피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저 자신도 너무 못마땅하고 밉네요.

엄마한테 남자친구 한번 보여 드리고 싶다고 말씀 드렸는데 집 상황이 상황인지라 계속 차일피일 미루시네요.. 이것도 너무 슬퍼요..
다들 부모님 소개할때 내가 나고자란 집에 데려가잖아요. 저도 어렸을 때부터 오래살던 집이 있었는데 경매로 넘어가서 이젠 없어요..

저는 어떻게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이야기도 어떻게 꺼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그냥 연애만 하다가 도망가게 될 것 같아요.

난 못한게 아니고 안한거야. 하면서..

이 글 또 내일 아침되면 빛삭하겠지만.. 그저 넋두리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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