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

316272No.284112020.08.22 02:00

손을 뻗어줘 내 목을 감싸줘

좀 더 아래 내 어깰 주물러 줘

지쳐버린 하루 끝 이미 해가 떴어도

난 이제야 눈을 감으니

남들보다 늦게 문을 닫는 나의 하루에

장난스럽게 귓볼을 간지럽히며

하루 종일 다른 세상에 있었어도 우린

항상 하루 끝은 함께 하니까

너의 그 작은 어깨가 너의 그 작은 두 손이

지친 내 하루 끝 포근한 이불이 되고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

네게도 내 어깨가 뭉툭한 나의 두 손이

지친 너의 하루 끝 포근한 위로가 되기를

자연스레 너와 숨을 맞추고파

빈틈없이 널 감싸 안는 욕조 속 물처럼

따뜻하게 또 하나도 빈틈없게

서툰 실수가 가득했던 창피한 내 하루 끝엔

너란 자랑거리 날 기다리니

맘껏 울 수도 또 맘껏 웃을 수도 없는

지친 하루의 끝 그래도 그대 옆이면

어린아이처럼 칭얼대다 숨 넘어가듯 웃다

나도 어색해진 나를 만나죠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

그댄 나의 자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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