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90, 비관주의자

438585No.296342020.10.25 13:10

오늘따라 성격, 외모와 관련된 글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제 얘기를 써보려구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군가에게 속시원히 털어놓아본적 없고, 이번을 끝으로 말하지 않을 끝끝내 숨기다 혼자 안고 죽을 고민이에요

저는 현재 160에 90키로 여자에요.
완전 뚱뚱한 사람이고요.
저를 비참하게 보는 시선들이 괴로워서 좋지 않은 선택을 두번정도 했어요. 지금은 그냥 포기했어요.. 죽으면 죽고 살면 살기로요.

뚱뚱한건 자기관리의 문제다, 못 빼는게 아니라 안빼는 거다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그런데 더는 듣고싶지 않아요.
저는 저 혼자 뚱뚱할래요. 여러분들께 직접적으로 피해드리고 싶지 않아서 자가용 끌고 대중교통 이용안해요. 뚱뚱한 사람이 옆자리 앉으면 싫어하고 눈치주는 분들께 참 미안해서요.
혹시나 뚱뚱한 사람을 그냥 싫어하시는 분들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 아예 안가고요. 온라인으로만 주문, 해결해요.
뚱뚱해서 죄송해요. 그러니 아무런 말 없이 지나가주세요.


여기까지 읽은분들 중에서 아직 뚱뚱한 사람들 혐오하시는 분들은 그냥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저는 남녀분쟁글이 정말 싫어요.
이건 뭔가 냉정하게 생각해도 너무 한쪽을 공격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 조심스레 댓글을 달면 저의 프사를 보고 메갈이다. 역시 뚱뚱 = 쿵쾅이 라며 벌레보듯 웃었어요.
처음엔 일부 사람들만 그런거다, 이건 남녀의 문제가 아닌 일부 사람들의 문제다 라고 넘겨봐도 결국 반복되는건

'넌 뚱뚱하고 못났는데 저 여자분은 예쁘고 몸매 좋으니 질투나냐?'

이 내용이었어요.

댓글을 보지말자, 댓글을 달지말자라고 생각했어요, 몇개월간 그냥 읽고 넘기기가 끝이었죠.. 그래도 그런 글에 댓글 안달면 나아질까 싶었는데,, 귀여운 고양이 영상에 단 고양이님 나만 없어 라는 댓글에 그 어떤 고양이도 나에게 오고 싶지 않을거다 라는 댓글을 읽고.
처음엔 그냥.. 멍 하더라고요. 난 나를 사랑해 주기위해 자존감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프사를 내 사진으로 해두었는데. 그게 결국은 또 나를 깎아내리는 도구가 되었어요.
댓글 안다려구요.. 일부 극소수의 분들로 인한 문제이지만.. 제가 만난, 제가 본 이들이 모두 극소수의 사람들이었나봐요. 이젠 사진도 찍지 않아요. 찍어도 보여줄 사람없고 내가 봐도 날 욕하던 댓글들이 내 얼굴에 도장처럼 찍혀있어요.

이틀전에 제가 회사다닐때 찍었던 광고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가있는 걸 우연히 발견했어요. 댓글이 엄청 많이 달려있었는데, 영상의 내용이 아닌 3초정도 나온 제 손을 보고 도라에몽이다, 이정도 손은 딱봐도 ㅁㄱ.. 등 약 5000여개의 댓글들중 절반이 넘는 수가 이런 내용이었어요.

참.. 비참하더라구요.. 내가 뭘.. 잘못했나 싶기도 하고.. 많이 이런 이야기 들어왔는데 적응도 안되고 너무 슬퍼서 이틀을 누워서 밥도 먹지 않고 어디 아픈 사람마냥 티비만 봤어요.
웃긴 프로그램인데 그냥 눈물이 났고
떠올리려하지 않아도 눈물이 났어요.

근데 오늘은 오랜만에 가족을 보는 날이라
다시 아무렇지 않은척 웃고있어요.
또 이런 모습이 남들에겐 피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얼마 되지 않는 25년 인생을 살면서
저는지금 비관적이고 자존감 낮은 생활을 해오고 있어요. 뭐가 안되도 나라서 안되는 거야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저를 지배해요.

바뀌는게 두렵고, 바뀌었을때 날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면.. 허망할 것 같아요.
결국 가까웠던 사람들 마저 나를 겉모습으로만 봤나? 싶은 마음이 들까봐요.

누군가에겐 변명이고
누군가에겐 진심이겠죠.

사실은요 올해가 가기전에 마지막으로 날 바꾸지 못하면.. 아니 나조차 날 사랑해주지 않으면 내년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공황장애까지 와서 이젠 정말 누굴 만나는 것도 힘들구요. 겉모습 내면의모습이 거짓으로 만들어진 제가 너무 불쌍해요.
이런 저한테도 분명 진심으로 대해준 사람들이 많은데 일부의 사람들때문에 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보답하지 못해서 미안해지는 하루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냥 오늘은 많은 분들께 이야기좀 해보고 싶었어요. 참고 참느라 힘들었나봐요.

내일은 또 웃고 있겠지만
장난스레 던진 말이 누군가에겐 정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말을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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