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다

735923No.310442020.12.24 00:47

후..우리집 가난해요.
직장에서 혼자 단벌신사고 누가봐도 돈없는 티 나지만 그래도 깔끔해보이고 싶어서 매일 씻고 화장도 해요.
그래도 무시 당하는거 없지 않아있고 저도 느껴요.
기분은 좋지 않지만 어쩌겠어요. 돈이 없는걸.
저만 없는 티 나면 다행이죠. 솔직히 가족들 다 티나요.
근데 오늘 엄마가 회사에서 안좋은 얘기를 들었다고 하더라구요. 없어보이는 티 난대요. 고생만 잔뜩한 사람같다고 그랬대요. 저한테 은근슬쩍 진짜 그렇게 보이냐고 물어보시는데 너무 속상하고 화나서 화풀이 했어요.
제발 화장도 좀 하고 다니고 머리도 하고, 잘 좀 입고 다니라구요. 없는 돈 털어서 옷이고 신발이고 사주면 아끼지 말고 입고 다니라고. 제발 우리 구질구질하게 살지말고 남들 하는거 반만이라도 따라가자고. 난 남들 다 나처럼 사는 줄 알았는데 아니였다고. 나만 이렇게 산다고. 하고싶은거 먹고싶은거 다는 못하고 살아도 제발 돈 한푼에 벌벌떨지 말자구요. 밖에 나가서 밥 한번 먹을라치면 돈 아까우니 제일 싼거 먹고. 더운 여름에 커피 한잔 사마시려고 하면 세상제일 가는 사치품인냥 길에서 인상 찌푸리고 그 비싼거 왜 사마시냐고 집에가서 물 마시라고 하고. 내가 제일 쪽팔린 기억이 뭔지 아냐고. 세일하는 화장품가게에서 화장품 하나 집었는데 그 사람많은 곳에서 대체 그런게 왜 필요하냐고 소리질렀던거라고. 나는 애도 아니였고 엄연히 직장다니면서 돈 버는 성인이였다고. 나는 그렇게 살고싶지 않다고. 남들처럼은 못 살아도 나도 행복하게 살고싶다고. 악착같이 돈 모으고 아껴서 남 퍼줄려고 돈 버는거 아니라고. 나도 내가하고 싶은거 하고 사고싶은거 사고 먹고싶은거 먹으려고 그러려고 돈버는거라고. 아무렇지 않은척 하셨지만 저도 알아요. 엄마 마음에 대못 박은거. 저도 속상하네요. 여러가지 모든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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