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존심이 되게 쎈편이에요. 아니면 방어기제가 강하다 해야하나..
자존감은 그냥저냥인데 내 사생활이나 개인영역을 오픈하지 않으려는 벽같은게 되게 높고 다른사람보다 범위도 넓어요
진짜 절친을 만나도 절대 편한차림으로 못만나고 제가 구축한 제 이미지에 맞춰서 진짜 열심히 꾸미고 나가야해요. 그 친구를 처음부터 쌩얼로 만난게 아닌이상 그 친구 집에서 놀더라도 츄리닝도 이쁜걸로 챙겨가고 수정화장도 계속 할정도구요
제 소소한 버릇이나 단점을 직접적으로 얘기하면 속으로 매우 불편해합니다. 예를들어 피부에 뭐 났다고 누가 얘기하면 진짜 계속 신경쓰고 수습하려고 애쓰고요. 아무리 친해도요.
제 생각을 누가 추측하거나 짐작해버리는것도 싫어해요. 맞는말이더라도요.
그리고 아무리 친해도 욕은 안되는? 제가 실수해서 어딜 다쳤는데 절친이 "으이구~ ㅂㅅ아~"이러면 상처받아요 ㅎㅎㅎㅎㅎㅎㅎ 남들은 그런게 절친이라는데 막상 저는 그순간에 상처받더라고요
이런게 너무 예민한 걸 알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되면 이건 내 개인사인데 왜 이렇게 깊숙이 들어오는가에 대해서 엄청 조심스러워지고 예민해져요....
그래서 친한 친구를 만나도 제가 오픈한것 이외에 다른 사적영역에 대해서는 화제를 돌리거나 그 주제가 지나갈때까지 입을 안열어요. 리액션은 잘하는데 본인 얘기는 안하는 그런 사람인거죠.
그런데 계속 이걸 침범하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일단 지나치게 친한 친구에요. 좀 가까운데 살아서 제가 보여주고 싶지 않은걸 자꾸 오픈하게 되고요
대화하다보면 꽤 사적인걸 얘기하게 되는데 제가 제 얘기를 좀 두리뭉술하게 하면 정확하게 얘기하라고 다그쳐요. 보통은 대충 얘기해도 대화가 통했었는데 얘는 뭐랄까... 하도 자주봐서 제가 어떤 행동패턴을 갖고있는지 다 알고있는것 같아요 근데 그게 편해야 맞는거같은데 저는 왜 불편한지 모르겠어요
그 친구는 본인 단점을 다 오픈하고 나한테 이런얘기까지 해도 되나 싶은 얘기도 다 하고.. 놀려도 그냥 받아주는 친구인데 막상 저는 그게 안되니 제가 굉장히 이기적이란 생각도 들고 이친구랑 안맞는건가 라는 생각도 들어요
다른 친구들은 여기까지는 안건드리는데 싶은것도 그친구랑 얘기하다보면 다 오픈해버리게 되거나 그럴수밖에 없는 흐름이 되거나 하고.. 얘기하면 뭔가 후련해야될거같은데 계속 아 그거 얘기 왜했지 싶고
어쩌다가 쌩얼을 보여준적이 있는데 그다음에는 화장하고 만나도 아 그거 기억하고있으면 어쩌나 싶고 ㅎㅎ
저도 제가 이상한걸 알아요. 근데 그 친구가 싫은게 아니라 진짜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다 해야하나.. 그런데 그 친구는 오히려 저에대해서 너무 속속들이 아는거같아서 계속 밀어내게 되고 그만 다가오면 좋겠다 싶은거에요
이런거 정신과 상담 받으면 나아질까요? 그친구는 저를 친자매처럼 생각하고 다 오픈하면서 저한테도 비슷한겋 바라는거같은데 저는 그런 사소한걸 오픈하는거 자체가 너무 크게 맘먹어야하고 두렵고 후회하게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