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손절한 지인이 생각나서 씀

889210No.361302021.09.06 20:25

지인은 대학교 선배였고 학점도 비슷했던거 같다.
선배는 졸업 전 중소~중견기업 갔고 나는 남들보다 늦었지만 운좋게 대기업에 들어갔다.
근데 그 뒤로 연락할 때 마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얼마나 힘든지, 업무가 열악한지에 대해 묻길래 신입사원의 고충들만 얘기했었는데 자리잡고 나서는 더 심하게 안 망하냐는 늬앙스로 얘기했다.
그동안 찜찜하면서도 참아왔었는데 그 선배가 지방에서 결혼할 때에는 나에게 “넌 나랑 친하니 30만원은 할거지?”하고 말했다. 지방이라 왕복10만원은 기본에 초대한다는 청첩장도 식사자리도 없었다.
그 전화에 기분이 상해 친구를 통해 5만원을 보냈다.
근데 몇년이 지나 전화가 왔다. 회사주식을 배당받았는데 그 주식이 올라 충청도에 아파트를 샀다고 뜬금없이 자랑을 하더니 나보고는 언제 결혼하냐,집은 언제사냐는 말을 하곤 통화가 끝났다.
그 후 연락은 없었다. 그 사람이 날 손절한건지 내가 손절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편안하다. 깎아내리는 사람이 없어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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