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제 친구는 아무래도 부처가 환생한듯해요.

498380No.378472021.12.13 12:23

부처같다고 느낀 일화가 많은데 몇가지만 적어볼게요.

1.친구 집에 저번 주 놀러가서 이틀 지냈는데
층간 소음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아침 저녁으로 윗집은 쿵쿵쿵 우다다다다다다 소리나고 옆집은 개가 하루종일 왈왈 짖고 그래서 와... 너 어케 사냐니까 자긴 별로 시끄럽지도 않고 윗집은 아이들이 활기차서 보기 좋다하고 옆집 강아지도 사람 반갑다고 짖는거라 들으면 즐겁다 하더라고요.

글고 그 놀러간 날에 이상하게 기분이 안 좋아서 온갖 것들이 별 거 아님에도 너무 짜증나서 친구한테 엄청 짜증내고 투덜거렸어요. 그러더가 정신차리고 미안해서 사과하면서 친구가 왜 그럴 때 화 안 내고 뭐라 안 했냐니까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럴 수도 있겠지.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너가 지금 배려해서 사과했자나. 난 너가 전부터 가끔 기분 안 좋은 날에 그렇게 투덜 투덜댈 때 있어서 아 그런 날이구나 싶었어. 그럴 땐 자기 마음대로 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자나. 그래도 내 기분 상할까봐 얘기해줘서 고마워 거리더라고요. 완전 감동...

2.식당에서 저랑 친구가 그냥 조용히 도란도란 수다 떠는데 갑자기 어르신들이 와서 조용히 먹으라면서 그래놓고 자기들은 엄청 시끄럽게 떠들어서 한 마디하려고 하니까친구가 죄송합니다. 하고 잘 정리하고 화가 난 저도 따로 얘기하면서 달래주더라고요.

그 후 카페에 가서 이 문제에 대해서 아직 억울해서 얘기하면서 그 때 왜 그냥 넘어갔냐니까 지금 저 사람은 화가 나고 감정적인 상태이며 우리가 문제라 여기고 지적하러 온 건데 이 사람은 남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대화가 가능하지 않는 사람에게 화내봤자 독이 될 뿐이고 그런 사람들도 있는거다. 라며 얘기하고도 제가 계속 투덜대니까 뭐가 속상했냐 하니까 난 그런 부당함을 받으니 너무 억울하고 화가난다니까 넌 안 그러냐면서 막 얘기하니까 조곤조곤 듣더라고요. 그렇게 말하고 나니까 기분이 많이 괜찮아졌었거든요. 그러니 그 친구가 지금은 기분이 어때 괜찮아졌어? 하길래 좀 나아졌다니까 그럼 지금에 와서 그 일을 생각해보면 어떤 거 같냐길래 그렇게 화날 일이 아니고 넘어갈 수 있던 일이네 라고 하니까 잘 됐네 ㅎㅎ 했는데 감정이란게 올라올 때 잠깐 뒤로 내려놨다 보면 보기 좋다면서 얘기하더라고요.

3.그러고 제가 요즘 회사에서 자기 권력가지고 자신의 분풀이를 저한테 하는 인간이 있거든요. 너무 화나고 억울해서 이 친구한테 얘기를 하고 난 뒤엔 더 이상 회사에서도 트러블 없이 전 보다 훨 편안하게 다녀요.

젤 억울하고 분노했던 일은 이번 업무에서 성과도 좋았고 잘해서 보너스도 받고 회사 신문에도 이름 들어가고 칭찬받는 상황인데 그 상사는 저한테 와서 항상 게으르고 버릇없고 더 열심히 똑바로 잘 해야지 살아남는다면서 집안교육까지 들먹이고 그러면서 자기 말도 잘 듣고 다른 선배들 말 잘 들으면서 훈계 잘 받고 성장해나가야한다면서 막 지적하고 되려 혼내더라고요. 그냥 기분 좋은 날이니 꾹 참고 그냥 끄덕이고 아무 말도 안 했죠.

그 후 그 일이 진짜 너무 화나고 억울해서 이 일을 이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전 후 사정을 듣고 그 사람은 화가 나고 자기 기분 풀이를 합당한 이유도 없이 너한테 하는거니 너가 화나는게 전혀 안 이상하다면서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전 친구한테 그런 일 당하면 넌 어떻게 넘어가냐니까 좀 더 잘 하고 노력하겠다. 라고 대답하고 넘어간데요. 그게 어떻게 되냐고 하니까 그 런 사람은 자기 분노를 타인에게 이렇게 푸는거다.

사실이 다른 걸 전혀 다른 걸 알면서도 분풀이 권력과시 그런건데 그런 사람이랑은 대화가 가능하지도 않으니 반항해서 분노를 더 유발시켜 마찰을 일으켜서 해결될 일은 전혀 없으니까 그렇게 넘어가는거다. 이야기나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너처럼 이렇게 내 말을 들어주지 않겠냐고. 그러고 나면 화도 안 나고 그냥 그렇게 사는 사람이 있는거구나 하면서 넘어간데요.

저 사람은 저렇게 살아가는거고 같은 무리에서 본인이 지내는 방식은 그냥 한 발 짝 물러나서 지내는거라고 하더라고요. 만약 저 사람이 정말 잘못된 지시로 남을 피해를 준다거나 문제가 있는 짓을 저지를려고 그럴 땐 이 사람 말고 다른 사람들(대화가 가능한)과 합의책을 찾아보고도 안 된다면 이 무리 사회에선 내가 어울릴만한 곳이 아니니 떠나야겠지 라며 대답하더라고요. 이건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자긴 이렇게 지내는거고 넌 너의 방식으로 살면 된다고. 그런 마음이 계속 곯는 문제가 널 괴롭힌다면 사회생활도 힘들어지지 않겠냐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자긴 자길 위해서 자기한테 그런 사람들을 자기 마음에서 용서해주고 보내준데요.

이런 문제를 부모나 다른 사람한테 얘기하면 원래 부당한 일을 겪는 게 회사 생활이라면서 남들도 다 겪는다고 얘기하거나 그냥 상사 욕하면서 같이 욕해주는 애들 뿐인데 이친구는 항상 이런 문제를 얘기를 하면 이렇게 저의 관점 시점을 이해해주고 담백하게 얘기해줍니다.

이런 일화들이 엄청 많은데 이 정도만 얘기할게요.
이미 너무 적었네요..

저도 옛날에 처음 이 친구 만났을 땐 가식떠는 건 아닌가 의심했었어요. 모든 사람한테 매너있게 대하고 정말 쓰레기같이 구는 인간들한테도 부드럽게 넘어가는게 하나같이 재수없고 가식 같았거든요. 근데 지금은 이 친구를 보면서 삶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서 정말 많이 배웁니다.

저 사람들이 불쌍하느니 안타깝느니 그렇게 보지도 않고 그냥 저들의 삶의 방식이나 사고를 이해하고 담백하게 보는 그런 시선이 정말 대단하더라고요. 저 일로 저 당사자들 또한 자신의 저런 생활방식으로 많은 마찰과 감정의 고통을 겪을텐데 그런 점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다 가지고 살아가고 문제를 정말 느껴서 바꾸고 싶다면 이미 변해있거나 노력하는게 보여서 대화가 된다면서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넌 감정이 없냐니까 자기도 화가나거나 너무 슬플 때가 있지만 그럴 때면 스스로를 들여다보면서 정리하고 여러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면서 이해하고 보내주고 용서하면 괜찮아진다 더라고요.. ㅋㅋ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저런 말 듣고 그냥 부처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저만 그렇게 느끼나 싶어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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