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살, 그동안의 연애

953518No.380242021.12.22 00:37

Y는 사실 단순히 여자 친구가 필요했는데, 내 주변에서 가장 가능성 있고 괜찮아 보이는 친구여서 만났다. 3년 반을 만났고 그녀는 군대를 다 기다려줬다. 하지만 연애에 대한 나의 익숙함과 무심함이 그녀의 마음을 멀어지게 했고 우린 헤어졌다.

I는 어서 빨리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어 그냥 사귀기로 한 것 같다. 결혼할 생각도, 오래만날 생각도 없이 2년 반을 만났다. 헤어지고 나서도 가장 아쉽지도 힘들지도 않았다. 그래서 가장 미안한 친구다.

L은 정말 몸이 외로워 육체적인 관계만을 추구했었다. 처음 만난 날 세수를 했고 마지막까지 세수만 했고 그 어떤 정신적인 공감은 없었다. 헤어진 이유도 세수 때문이었고 헤어지고 나서도 세수만 떠올랐다.

K는 정말 오랜만에 만난 여자친구였다. 어리고 또 예뻤다. 그래서 짧은 연애 후 헤어짐을 맞이했을 때, 가장 많이 힘들어했었다. 단순히 나보다 먼저 다음 사람을 더빨리 만날 수 있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S는 K의 대체가 빨리 필요했던 거 같다. 이정도면 괜찮지..에서 출발해서 만났다. 그런 것치고는 정말 헤어지고나서 꽤나 질척댔었다.

P는 마지막 여자친구, 즉 결혼을 많이 생각하고 만났었다.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매력이 있는 친구였다. 하지만 서로의 생각이 너무나도 달랐고, 처음으로 여친에게 소리지르고 화를 냈었다. 얼굴을 붉혀가며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잦았다. 또 결혼을 거의 구걸하다시피했다. 하지만 끝내 나는 그녀의 어머니 얼굴도 보지 못했다. 4년을 사귀었지만 정상적인 만남은 2년 정도밖에 안됐다. 뒤의 2년 동안은 두번의 세수가 전부였고, 같이 찍은 사진도 없었다. 지친 나는 사귀면서 처음으로 먼저 이별을 고했다.

연애의 시작은 진정성이 없었다. 하지만 사귀는 시간이 지속되면서 점점 그녀들을 사랑했던 건 맞다.

올해 38 내년이면 39인데
연애와 결혼에 대한 고민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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